희망가게 지원사업 면접심사가 궁금해①

희망가게에 지원하시는 어머니들이 엄청 당황해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면접’ 이지요.

저도 마흔 되도록 면접을 본 경험은 다섯손가락에 안에 들 것 같습니다. 만약 제가 지금보다 십년은 더 늦게 태어났다면 취업난 때문에 훨씬 더 많은 면접을 봤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첫번째 면접은 어느 학교에서였습니다. 당시 저는 사립학교에 교사를 지원했는데, 교장선생님과 교장실에서 단둘이 면접을 봤습니다.

오붓한 분위기라 그런지 크게 떨리것은 없었지만, 질문이 좀 황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혈액형이 뭔가요?’    “네…A형인데요.”

“아버님은 뭐하시나요?”  “아버지 안계시는데요. -_-;;”

 “…………..”

찜찜한 기분으로 면접실을 나와서 한참뒤에야, 그냥 날 떨어뜨리려고 한 질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그 이후에 어느 회사에 취업할때도 보통 1-2명 정도가 거의 형식적으로 면접을 봐서 취직을 했습니다.

제가 가장 당황했던 면접은 ****가게에 입사했을때였는데, 한명씩 들어가는 면접에 무려 9명의 인사위원이 앉아있었던 겁니다. 그러니까 회의실이 꽉~ 차도록 사람들이 빙 둘러 앉아 있었던거지요. TV 드라마에서 신입사원 면접 장면 가끔 나오지요? 거기도 많아야 4명은 넘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그 경험 이후에는 그만큼 당황하고 긴장했던 기억은 없네요. 물론 8명 앞에서 면접을 본 일두요.

희망가게에 창업을 지원하시는 분들의 이력을 보면, 이렇게 면접을 보고 들어가는 직장생활을 하신 경험이 거의 없읍니다. 주부로 오랫동안 계시다가 이혼이나 사별로 생업전선에 나서는 경우, 본인의 사업을 하시다 잘 안되는 경우, 또는 미용실이나 식당 등 소규모 사업장에서 오래 일한 경험이 보통이시죠.

그래서 오늘은 희망가게 면접 풍경을 살짝 엿볼 수 있는 기회를 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재단에 들어서면 요렇게 아리따운 간사나 자원봉사 선생님이 반갑게 맞이해드립니다. 긴장을 푸실 수 있도록 차와 다과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몇가지 질문이 있는 서류를 작성하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심사위원이 몇명인지, 몇명 뽑는지, 선정되면 바로 돈을 주는지, 뭐 물어보는지 물어보시기도 하고, 함께 대기중인 분들과 담소를 나누기도 합니다. 빨간색이 행운을 가져온다고 본인의 빨간 립스틱을 다른 면접자에게 빌려주시기도 합니다.

가끔은 아이를 맡기기가 어려워 동행을 하기도 하는데, 이번엔 최연소 면접 참가자가 있었습니다. 면접내내 곤히 자줘서 다행이네요.

가장 궁금한 건 아무래도 면접실일텐데요…이거 공개해도 되나 몰겠네요. ^^

3명의 면접위원 앞에서 질문을 받게 되구요, 옆에 2인은 저희 간사님들입니다. 심사 내용을 정리하고, 서류와 관련된 질문을 하기도 하지요.

미리 면접장 분위기를 파악하면 너무 낮선 환경때문에 긴장하게 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희망가게는 절박성이나 사연이 아니라 사업에 대한 준비정도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자신이 준비하는 사업에 대해 잘 어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본인이 왜 이 사업을 선택했는지, 얼마나 경력이 있는지, 다른사람보다 어떤것을 더 잘할 수 있는지, 얼마나 준비 되었는지 말이지요

작년에 면접을 보신분 중에는 주변에서 어떤 얘기를 들었는지, 화장도 안하고 옷도 거의 신경을 안쓰고 오셨습니다. 면접현장에 와서야 이렇게 와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되셨다네요. 불쌍하게 보여야 지원이 된다고 조언을 했다고 하네요. 희망가게는 딱한 사정이 아니라 ‘경영주’의 역할을 잘 해서 지금의 삶을 업그레이드 하실 수 있는 분들께 ‘대출’을 해드리는 곳입니다.

미용실 준비하시는 분은 ‘원장님’의 포스를, 학원을 열려는 분은 ‘선생님’의 전문성을, 식당을 운영하시려는분은 음식맛과 운영을 잘 하실 수 있는 ‘리더십’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면접현장에서 눈물보다는 자신감을 보여주세요. 울면, 떨어집니다.

희망가게 예비 지원자 여러분, 준비 되셨나요?

 

 

<희망가게>
저소득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무보증 신용대출(마이크로크레딧)방식으로 창업을 지원합니다.?2004년을 시작으로 2013년 9월 현재 수도권을 비롯하여?원주, 춘천, 대전, 천안, 청주, 대구, 경산, 구미, 포항, 광주, 목포, 부산, 김해, 양산에 이르기까지 180여 곳의 사업장이 문을 열었습니다.?나눔의 선순환을 지향하는 희망가게, 창업주들이 매월 내는 상환금은 창업을 준비하는 또 다른 여성가장의 창업자금으로 쓰입니다.

<아름다운세상기금>
서경배(아모레퍼시픽 대표) 님를 비롯한 그 가족은 2003년 6월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인 자립을 지원하는 <아름다운세상기금>을 조성하였습니다. 이 기금은 우리 사회 가난한 어머니들과 그 자녀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길 바랬던 故 서성환(아모레퍼시픽 창업주) 님의 마음과 고인에 대한 유가족의 존경이 담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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