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지금, 내 버킷리스트 한 줄을 지우는 순간 [조용환 기부자 인터뷰]

지난 7월, 아모레퍼시픽 임직원들의 훈훈한 나눔동행 소식을 전한 적이 있다. 나눌수록 더 커지는 힘을 발휘하는 것이 나눔이라했던가. 희망가게를 위한 희망동행에 참여한 임직원을 직접 만나 보았다.

나눔의 소중한 시작 ‘버킷리스트’

 조용환 기부자님은 아모레퍼시픽 입사 전에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다고한다. 그 버킷리스트 목록에는 작지만 살면서 꼭 해보고 싶은 소망들로 가득했다. 그 중 하나가 해외여행 매년 가기였고, 끝자락에 있던 하나가 ‘나눔 실천을 하자’였다. 다른 것은 아직 도전하지 못했지만 나눔실천은 하고 있다. 

해외여행 매년 가기는 이루지 못해 아쉽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이룬 것도 있으니까.” 그의 목소리가 유난히 즐겁게 들리는 이유는 이웃의 행복주머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그의 아름다운 마음이 듣는 사람에게도 전해졌기 때문이리라.

조용환 아모레퍼시픽 임직원 기부자님

방글라데시의 그라민뱅크, 미국의 키바. “한국에는?”

 그는 중학생 때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의 방글라데시 그라민뱅크(Grameen Bank)에 대한 책을 처음 읽었다. 국경 너머로 이루어낸 신화아닌 신화에 어린 나이에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한다. 가난한 여성들에게 투자하여 자립을 하게 만들고, 그 상환율이 100퍼센트를 넘겼다는 이야기는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한다. 그 자극이 동기가 되어서였을까 그는 입사 전에 잠시 미국 키바(KIVA : 인터넷을 통해 P2P방식으로 마이크로크레딧 시스템을 제공하는 국제적인 비영리단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온라인은행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와 관련하여 일한 적이 있었다.  

그때 그는 생각했다. 한국에도 이런 단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단체가 있다면 한국의 많은 여성과 가족들이 행복해 질 텐데..그런 곳이 있다면 기꺼이 그 곳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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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즐거움 ‘비계획’으로 첫 맛을 보다

입사 초기, 경제적 여유가 넉넉치 않았던 시기에 어느날 통장을 보니 잔고가 너무 형편없이 적었다고 한다. 너무 허탈해 웃음을 짓다가 문득 머리 속으로 스치는 생각. ‘내 버킷리스트 한 줄을 없앨 기회는 바로 지금이다.’ 그 김에 곧바로 기부를 해버렸다고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는 그의 미소가 참 착하다. 

비계획적인 소비가 나쁘다고 누가 말했던가? 그의 착한 충동은 착한 소비가 되어 즐거운 나눔이 되었다. 그의 기부철학에 대해 좀 더 듣고 싶어졌다.

“예전에 길거리에서 기부약정서를 쓴 일이 생각나요. 해외아동들에게 물품지원을 해주는 단체가 거리모금활동을 하고 있었죠.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다가 어느 날 문득 아, 저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돌아갔죠. 처음에는 무작정 흥미가 가는 곳에 기부를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작지만 자신의 기부가 도움이 된다면 그는 그걸로 만족했다. 그러나 시간이 자연스럽게 흐르면서 단편적인 기부보다는 지속적이고 폭넓은 기부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믿고 기부를 하고 싶은 곳이 어딜까, 찾아보기 시작했고 아름다운재단을 알게 된 것이다. 

요즘은 해외아동들도 좋지만 희망가게와 같이 ‘바로 내 옆에있는 이웃을 돕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더 뿌듯하다. 아름다운재단과 같이 믿고 기부할 수 있는 단체가 더 많아 졌으면 좋겠다고 한다.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애착

 현재 근황을 물었더니 늘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사회공헌을 매우 활발하고 다양하게 하고 있는 기업이라 사회공헌활동에만 참여해도 얻는 즐거움과 뿌듯함이 많다고. 

“무엇보다도 임직원으로서 서성환 선대회장님의 뜻을 잘 알고 있어요. 직원으로서 그런 회장님의 뜻이 담긴 아름다운세상기금에 기부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죠.”

사내에서는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직원들을 ‘나눔리더’로 불리는데, 본인은 그 중에도 적극적으로 활동을 해야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남들보다 더 신경쓰며 활동을 하다 보니 애착이 간다고 한다. 수없이 많은 아모레퍼시픽 임직원분들이 함께 기부를 하셨는데 내가 대표 처럼 보이는 것 같아 죄송하다며 머리를 긁적이셨다.  

마음을 훈훈하게 덥혀주는 ‘희망공간’

조용환 기부자님에게 희망가게란 어떤 의미인지 물어봤다. 그는 희망가게에 기부를 하기 시작하면서 조금 더 애틋한 마음이 들어 블로그에 들어와 보곤 한다. 희망가게 창업주들의 소식을 알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창업주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마음이 훈훈해져 온다. 

희망가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작은 가게에서 큰 사업체로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창업을 시작하신 창업주들이 오래토록 지속가능한 가게를 운영하고, 자녀들도 길러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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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가게>
저소득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무보증 신용대출(마이크로크레딧)방식으로 창업을 지원합니다. 2004년을 시작으로 2013년 10월 현재 수도권을 비롯하여 원주, 춘천, 대전, 천안, 청주, 대구, 경산, 구미, 포항, 광주, 목포, 부산, 김해, 양산에 이르기까지 180여 곳의 사업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나눔의 선순환을 지향하는 희망가게, 창업주들이 매월 내는 상환금은 창업을 준비하는 또 다른 여성가장의 창업자금으로 쓰입니다.
 
<아름다운세상기금>
서경배(아모레퍼시픽 대표) 님를 비롯한 그 가족은 2003년 6월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인 자립을 지원하는 <아름다운세상기금>을 조성하였습니다. 이 기금은 우리 사회 가난한 어머니들과 그 자녀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길 바랬던 장원 서성환(아모레퍼시픽 창업주) 님의 마음과 고인에 대한 유가족의 존경이 담겨져 있습니다.

 

글 | 이수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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