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창업지원기 내생에 두번째 희망가게

내 생에 두번째 희망가게

 작년 희망가게사업으로 발령을 받고, 두번째 희망가게를 오픈하게 되었다.
그 업종은 바로 ‘카페‘!! 
평소 커피를 좋아해 하루 3잔은 꼭 마신다. 항상 커피와 함께하는 나는 완전 신이났다~~!!! 
 
나는 평소에서 커피를 좋아해 항상 책상 위엔 커피가 꼭 있다.

 

수도권에서도 선정되기 쉽지 않고, 흔하지 않은 업종 중 하나가 바로 카페다.
접근하기 쉬운 업종인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레드오션이고, 인테리어비용과 오픈비용이 많이 들어가면서
임대료는 비싸고, 수익성을 높이기 힘든 업종이기 때문이다.
카페창업에 대한 내용으로 글을 쓰기도 했다.

* 관련글 보기> 쉬운듯 쉬운것 아닌 쉬운것 같은 카페창업

그렇게 선정되기도 어려운 카페업에 선정되신 분이 있다니!
오랫동안 카페창업을 위해 준비한 우리사장님이시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인법, 창업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그 험난한 창업기를 소개한다.

“카페는 겨울에 오픈하면 망해요.” “여기서 하면 망해요.”

입지 컨설팅을 시작한 건 11월, 겨울 비수기에 오픈하면 무조건 망한다는 컨설턴트의 강력한 주장에
입지선택을 천천히 하기로 했지만 당장의 생계를 위해 알바를 구하신 사장님을 보며 손 놓고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사장님이 먼저 선택하신 파주 운정신도시 지역에 입지를 조금 더 알아보기로 하였다.  

수원에서 컨설턴트를 파주까지 오시게 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수도권 지역에 첫눈이 내렸다.
서울시청보다 북한이 더 가까운 파주… 지역 특성상 눈이 더욱 내렸다.
운전면허 딴지 6개월, 면허증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나는 열심히 눈길을 운전했다.  

그렇게 사장님과 컨설턴트를 모시고 본 입지는 신축빌라단지 1층. 게다가 월세는 130만원 선이었다. 
입지를 둘러보신 컨설턴트는 오픈은 안되다고, 지금 카페도 운영이 어렵다 단호히 말씀하셨다. 
실제 영업 중인 카페에는 손님이 한 테이블도 없었다. 
사장님은 오랫동안 준비한 입지이니 만큼 이곳을 선택한 이유를 계속해서 말씀하셨다. 
하지만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할 필요가 있었다.

새로운 지역을 알아보기 위해 지도를 보며 열심히 공부했다.

 

“우리돈으로 카페 창업하려면 상업지구와 준주거지구가 조화를 이루어 유동인구가 많고, 
작지만 월세가 비교적 저렴한 매장이여야 해요.”
그렇게 첫번째 입지 탐색이 종료되고, 컨설턴트의 말씀에 참고하여 주거지역인 파주 운정신도시가 아닌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이 조활를 이루는 ‘일산신도시’로 입지를 바꾸었다. 

그렇게 두번째 미팅.
이번엔 수도권 지역에 겨울비+진눈깨비가 내렸다. 
2주된 나의 새차로 아슬아슬한 운전을 또 시작했다. 
마두 – 백석 – 장항 – 중산 일산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그리고 북쪽으로 가로 지르며 7개의 입지를 돌아봤다.

그중 산부인과 1층 카페를 낙점!! 
하지만 역시 순탄치 않았다. 계약을 진행하기 위해 계약적절성평가를 했으나 근저당이 100% 꾹꾹 눌러 설정되어 있었다. 그것도 최근에…너무나 아까운 자리지만 계약 불가. 다시 입지탐색이 시작됐다. 

컨설턴트가 분석한 입지특성

 

“그래! 여기가 좋은 것 같아요!”
세번째 입지 탐색을 시작하였다. 다시 일산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그리고 북쪽으로 돌았다.
이번엔 웬일인지 날씨가 좋았다. 호수공원 초입에 있는 카페, 인테리어가 낡았지만 조금만 손보면 괜찮을 것 같았다. 
컨설턴트와 암행어사가 되어 인수할 카페에 들어가 음식도 주문하고 주인과 대화도 나눠봤다.
컨설턴트도 ok, 근저당설정도 ok,
계약을 하기로 하였다. 기안도 준비하고 돈만 출금되면 되는 상황!

그. 러. 나.

“계약 안하기로 했어요.”
사장님께 전화가 왔다. 권리자가 계약을 파기한 거다. 
계약하는 과정에서 계약방식을 두고 서로 감정이 상해 계약을 파기하게 되었다. 
실무자로선 일이 되게 하고 싶어 부동산과도 소통했으나… 결국 파기 되었다.

다양한 컵의 모양처럼 맛도 카페마다 다 다르다.

 

“여기 카페만 11곳 있어요. 커피 다 먹어봐요.”
네번째 입지탐색이 다시 시작됐다. 백석역 주변,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이 조화를 이루는 그곳!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나도 이제 입지를 보는 눈을 조금씩 뜨고 있는 것 인가?! 
그러나, 카페만 11곳이 있고 임대료도 130만원대다. 
더군다나 우리가 들어가려고 하는 입지는 ‘뒷골목’ 매장도, 지나가는 사람도 보이지가 않았다. 
컨설턴트는 주변 11개 카페를 이길 수 있겠냐고 물으시며,
우선은 11개 카페의 커피 다 먹어보고 우리가 이길 수 있는지 판단해보자고 하신다.
어떤 곳은 신맛이 강하고, 어떤 곳은 쓰고, 어떤 곳은 무겁고. 다양한 커피 맛과 카페만의 분위기가 있었다. 
또 다른 카페가 들어선다고 해도 경쟁력이 없었다. 결국 창업 불가 판단.

 점점 길어지는 입지 선택에 사장님 역시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셨다. 오픈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안도 비치셨다.
중간에서 일이 되게 만들어야하는 나로서는 식은 땀이 흐를만큼 난감한 상황이었다.  

5개월간 입지선정, 8차례 컨설팅
그 뒤에도 네차레의 입지컨설팅이 더 진행됐다. 
장항동 라페스타 지역에서 발견한 그 곳. 100% 만족할 수는 없었지만 지금까지 보았던 입지 중에서는 BEST였다.
우리가 가진 자금으로 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
바로 옆에 공영주차장도 있고, 위에는 상업지구의 오피스텔, 지하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었다.
층고도 높아 10평의 작은 매장이지만 훨씬 크게 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3월 말, 임대계약을 채결하고 일주일간의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됐다. 
희망가게 234호점, 카페가 오픈하였다.

리모델링이 끝난 후 정돈된 매장의 모습

 

오픈 둘 째날 카페를 방문했다.
지친 모습의 사장님을 뵙자 덜컥 긴장이 됐다. ‘혹시 장사가 잘 안되시나…’
그런데 하루 100잔은 나간다는 자랑이 이어졌다. 
그러고 나에게 하시는 한마디.
“간사님, 이제는 편하게 지내세요.” 그제야 나도 마음 편하게 웃었다. 

이번 창업은 실무자로서 많은 것을 느끼며 성장할 수 있던 계기였다.  

 지난 5개월 동안 감정이 상할 때도 있었고, 지칠 때도 많았다. 
왜이렇게 눈은 오는지…조금은 힘이 부쳤다.
사실, 중간에 몇번이고 ‘카페 창업이 맞나?’하며 포기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마침내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넘겨 예쁜 카페를 창업했다. 
새로운 희망이 시작될 작은 공간.
이렇게 세번째, 네번째…열번째 가게를 열어가겠지?
그래도 지금 이 순간 가장 큰 바람은 내가 만나는 희망가게가 영업종료를 하지 않고 순탄히 잘 성장해 나가는 것,
그 밑거름으로 어머님들과 아이들이 행복한 꿈을 꾸며 살 수 있길 바란다.

 

<희망가게>
저소득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무보증 신용대출(마이크로크레딧)방식으로 창업을 지원합니다. 2004년을 시작으로 2015년 1월 현재 수도권을 비롯하여 원주, 춘천, 대전, 천안, 청주, 공주, 세종, 대구, 경산, 구미, 안동, 포항, 광주, 목포, 나주, 순천 부산, 김해, 양산, 창원, 울산에 이르기까지 230여 곳의 사업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나눔의 선순환을 지향하는 희망가게, 창업주들이 매월 내는 상환금은 창업을 준비하는 또 다른 여성가장의 창업자금으로 쓰입니다. 
 
<아름다운세상기금>
서경배(아모레퍼시픽 대표) 님를 비롯한 그 가족은 2003년 6월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인 자립을 지원하는 <아름다운세상기금>을 조성하였습니다. 이 기금은 우리 사회 가난한 어머니들과 그 자녀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길 바랬던 장원 서성환(아모레퍼시픽 창업주) 님의 마음과 고인에 대한 유가족의 존경이 담겨져 있습니다. 

 

글 | 황선민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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