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3% 차이_사회연대은행 박상금 상임이사 인터뷰

한국의 대표적인 마이크로크레딧 민간 사업 기관을 꼽으라면 당연 사회연대은행을 들 수 있습니다.

2001년부터 준비과정을 거쳐 2003년부터 시작된 저소득층을 위한 개인창업지원 사업체 ‘무지개가게’는 현재 1,500여개를 훌쩍 넘었습니다. 최근에는 사회적기업 지원과 대학생 학자금 대출 및 전환대출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박상금 상임이사님은 사회연대은행에서 팀장, 본부장을 거쳐 상임이사로 재직중인 현재까지 희망가게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올해 하반기 희망가게 심사를 위해 수도권뿐 아니라 대전까지 출장을 가시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셨는데요, 

서울역에서 뵙기로 한 자리로 가보니…

상임이사님! 뭐하세요? 서류..보시는건 아니네요?

아네..저녁에 수업이 있어서 뭐 좀 보고 있어요.

상임이사님이 수업이라니요? 수업 하시는건 아니구요?

제가 최근에 박사과정을 하게 되었어요. ^^

기차를 타고가며 최근에 학교에 들어간 사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학부를 마치고 직장 다니며 석사과정을 입학하려 했는데, 그날밤 부모님의 한숨섞인 이야기를 귀밝은 잠귀에 듣게 되셨습니다. 당시 동생도 부양을 직접 하고있는 상태라 본인의 진학의지에 아무얘기도 하지 않으시다가 본심을 듣게되신거지요.

그래서 진학을 포기하다 대학졸업한지 23년이 지나서야 석사과정을 다녔고, 곧바로 박사과정을 밟으려 했는데 이번에 아들한테 우선순위가 밀려 때를 기다리려다 더이상 늦추면 안되겠기에 벼르고 벼르던 기회를 잡으신겁니다. 아니, 만드신거죠.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오래 계셨는데, 사회연대은행으로 옮긴 계기가 있으시겠어요.

사회연대은행이 처음 출범했을때 공동모금회 기금으로 여성가장 지원을 시작했어요.  당시 연대은행에는 사회복지쪽 분들이 계셨어요. 창업 전반에 대한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기획하고, 지원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요청을 받게 되었어요.

프로세스와 시스템. 초기 사업 세팅에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지요. 아닌게 아니라,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지원센터에 20여년간 근무하시면서 소자본창업편람, 소상공인의 창업과정에 꼭 필요한 창업수첩 등의 작업을 기획, 완성하셨던 경험이 연대은행에 꼭 필요한 역량과 직결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연대은행의 심사지표, 매뉴얼, 사후관리 툴과 이후 교육커리큐럼은 다른 마이크로크레딧 기관과 전문가양성을 위한 나침반 역할을 하게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명의 전문위원으로 구성된 심사과정.

부드럽고 온화한 말씨속에 날카로운 질문과 코멘트가 쏟아집니다.

“재단 창업지원 받으려면 준비를 하셨어야 하는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네요… 조금 더 경력을 쌓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는 사람일수록 잘 보고 인수를 받아야해요. 사실인지 더 확인해보세요.”

“젋은친구들은 손놀림이 빠르지만 나이가 들면 순발력이 떨어져요. 나는 자신있지만, 고객들의 평가는 냉정합니다.”

“창업준비하면서 간과하는 부분이, 기술하고 자리만 보고오는데 자금준비도 큰 비중이랍니다.”

필요한 질문으로 끝나는 심사가 아니라,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보완해야 할 것, 빠진것이 어떤 준비인지 지적하고, 아름다운재단은 언제든 도와줄 준비가 되어있으니 본인이 준비가 되면 다시 도전하라는 격려도 빠뜨리지 않으십니다.

심사 끝나고 돌아오는 길

이 일 하다보면 문제 매장이나, 창업을 했는데 잘 안되서 안타까운 분들이 있어요. 이렇게 이렇게 해보자고 조언을 해봐도 잘 안들으시는 경우도 있구요. 일하시면서 이런 힘든 경험은 없으셨나요?

왜 없겠어요…담당하는 업체가 매출이 줄었다거나 기대보다 안 오르면 밤잠을 설치고 고민하게 되지요. 그런 경우는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고, 조언하고 풀어나갈 수 있으니 그래도 나은 경우지요. 개인적인 경험 중 가장 힘든 경험이 있었어요. 한번은 심사에 떨어지신 분이 심사결과에 불만을 갖고 지방에서 서울까지 올라오셨어요. 제일 높은 사람 나오라고 하는데, 그때 사무실에 제 윗분은 안계시고 제가 그분 응대를 해드렸지요. 그리고는 한 3년을 시달렸어요. 문자로, 전화로 계속 욕을 하고… 혹시 그사람이 주변에 없나 의식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내가 셋중에 하나는 해야겠구나…첫째 이름을 바꾼다. 둘째 얼굴을 바꾼다. 셋째 일을 그만둔다. 나중엔 그사람 사업 잘되게 해달라고 백팔배를 했답니다.

저도 지원했던 분이 폐업하면서 그 과정에서 생긴 일, 감정때문에 한동안 힘든적이 있었답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힘든 일들이 현재도 진행중이지요. 어떻게 3년이란 시간… 아니 그보다 훨씬 긴 시간이겠지요. 아마 지금도 그 후유증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셨을텐데 그 시간을 거쳐 지금 이자리에 계시다는 것. 그래서 더 유연하면서도 단단한 모습으로 계신건가요. (저도 그렇게 될 수 있는건가요 ㅠㅠ)

어떻게 그게 가능한건가요.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것은 3%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요. 하지만 3%만이 그걸 실천하지요.

 

 

<희망가게>는
저소득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무보증 신용대출(마이크로크레딧)방식으로 창업을 지원합니다.
2004년을 시작으로 2012년 5월 현재 수도권을 비롯 부산, 대전, 대구, 광주에 이르기까지 125개의 사업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나눔의 선순환을 지향하는 희망가게, 창업주들이 매월 내는 상환금은 창업을 준비하는 또 다른 여성가장의 창업자금으로 쓰입니다.
 
<아름다운세상기금>은
서경배(아모레퍼시픽 대표를 비롯한 그 가족은 2003년 6월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인 자립을 지원하는 <아름다운세상기금>을 조성하였습니다. 이 기금은 우리 사회 가난한 어머니들과 그 자녀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길 바랬던 故 서성환(아모레퍼시픽 창업주) 님의 마음과 고인에 대한 유가족의 존경이 담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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