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희망가게와 함께하는 사람들 ‘사업 컨설팅으로 한층 더 성장하는 희망가게를 만든다’ 김준휘 대전 지역 심사위원

“소상공인들의 말 몇 마디와 상담 몇 번으로 사업 가능성을 판단하는 건 섣부른 일이에요. 무엇보다 창업결심 전에도, 그리고 창업을 한 이후에도 구체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지원사업에 선정된 다음에도 사업 타당성 분석을 해줘야 해요.”

한부모여성의 창업을 지원하는 아름다운재단 희망가게 사업. 서류와 면접을 거치는 동안 창업을 준비하는 희망가게 지원자들은 사업의 토대를 단단하게 일궈갑니다. 사업 아이템이 시장에서 살아남기에 적절한지, 수익구조를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등 중요한 부분을 스스로에게 되묻고 심사 단계에서 만나는 심사위원들과 소통하며 구체화시키죠. 

그렇게 창업을 시작하지만 그 시작만큼, 혹은 시작보다 더 어려운 사업 유지를 위해 해나가야 할 일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사업초보일 수록 사업운영 과정에서 무엇을 주의해야 할지, 어떤 방식으로 성장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 막연해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에 희망가게에서는 새로운 시도로 ‘경영개선 컨설팅’ 사업을 신설했습니다. 작년에는 본격적인 사업 시작에 앞서, 사업의 방향을 잡고 세부내역을 확정하기 위한 시범사업이 진행됐는데요. 창업자가 사업을 이어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일을 해내기 위해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등. 시범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창업자들의 필요를 파악하고 앞으로의 지원사업에 반영하는 시도가 이뤄졌습니다.

이 과정을 함께 고민해 온 심사위원이 있습니다. 희망가게와 오래 함께 하며 요식업 분야의 컨설팅을 전문으로 해온 김준휘 심사위원입니다. 희망가게 심사에서 요식업 부문을 살펴보는 차은심 심사위원과 함께 경영개선 컨설팅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는데요. 김 심사위원을 만나러 간 충남 서산에서, 사업개선에 대한 그의 명확한 시선, 그 기준을 바탕으로 진행된 컨설팅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경영개선 컨설팅이 필요한 이유

“금융지원을 위주로 한부모 여성가장을 지원하다 보면 창업 후의 사업현실을 놓칠 수 있어요. 사후관리 차원에서 창업자 분들의 매출향상에 도움이 되기 위해 이 사업이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그간의 희망가게 사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자본을 지원하는 일입니다. 자본 지원과 함께 사업역량을 탄탄히 하는 부분도 염두에 두고 진행됐는데요.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치면서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그 과정에서 성장한 창업자들을 시장으로 나아가게 해온 것이죠. 이에 대해 김준휘 심사위원은 창업 후 마주하게 될 여성 가장들의 현실을 살피고 경영 개선을 돕는 것도 지원영역에 넣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음식업을 예로 들면 식당 창업 시 요리사의 작업 동선을 감안해 영업공간을 구성한다거나, 음식 조리 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이를 파악해 개선점을 내놓아야 하는 등 경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조언해야 한다는 겁니다. 

“돈을 못 버는 이유는 두 가지예요. 하나는 의욕이 없거나, 다른 하나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방법을 모르는 거죠. 제가 하는 컨설팅은 이 두 가지를 해결해주는 거에요. 의욕을 높여주고 좋은 방법으로 이끌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주죠.”

창업자의 사업 의욕과, 그 의욕을 이끌어낼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김준휘 심사위원의 말에는 험난한 사업운영의 과정에서 창업자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집어내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김준휘 위원이 경영개선 컨설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희망가게 대전지역 김준휘 심사위원

 

컨설팅 과정에서 성장하는 사업

“창업 후 사후관리를 해드리는 내용은 이런 거예요. 사업을 꾸리며 도움이 되는 정부지원사업을 주기적으로 안내해드리거나 신메뉴 개발을 돕기도 해요. 상품 판매를 위해 판매장을 매력적으로 꾸미고 관리하는 VMD(Visual Merchandisesr)도 저희의 전문분야에요. 환경 개선 부문에서도 컨설팅이 이뤄져요. 주방을 예로 들면 일하는 동선도 안 맞고 정리가 안 된 현장을 정리해주는 거죠. 동선 정리만 잘 해줘도 사업 운영의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어요.”

한부모여성 창업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컨설팅의 영역은 다양합니다. 창업완료 사후 관리, 사업이 어느 정도 괘도에 오를 때 터닝포인트 제시, 환경개선 등 다양한 분야가 밀도 있게 진행되죠. 컨설팅 과정을 거쳐 결정되는 것들이 사업 방향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의견을 제시하는 컨설턴트나 그 의견을 받아들이는 창업자 사이의 믿음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김준휘 심사위원은 컨설팅 내용을 전달할 때 상대의 성향을 존중하면서 개선점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소통을 이어갑니다.

“한번은 현장에 갔을 때 어떤 창업자 분이 이런 상황이었어요. 판매 중인 음식 메뉴가 무척 많은 거예요. 메뉴를 줄이기를 제안해도 ‘찾는 분들이 있어 없애지 못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죠. 그런 사장님에게는 저희가 대표메뉴를 정하고 기존 맛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안하기도 해요.”

이런 식으로 메뉴를 통합하거나, 기존 메뉴에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식으로 시범사업이 진행됐는데요. 그 결과 매출이 안정적인 수준을 넘어 많이 성장한 단계까지 진입한 창업자들도 있습니다. 이런 운영부분의 컨설팅 외에, 식당의 음식메뉴 등을 시각적으로 돋보이게 하는 결과물을 제안하고 만드는 것도 김 심사위원이 활발하게 제안하는 부분입니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창업자 입장에서는 사업 전반에 걸친 부분이 김 심사위원과 희망가게가 함께 하는 경영지원 컨설팅 덕에 많은 도움을 얻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컨설팅의 메시지를 상대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한다는 점입니다. “매출과 관련해서 저희는 얼마를 벌어야 할지 간단하게 설명 드려요. 하루에 얼마를 벌어야 하는지 가늠해보고, 여기에 3일을 곱하면 그 매출로 월세가 해결되어야 하거든요.” 한부모여성 가장들은 매출계산 등 사업운영의 복잡한 부분에서 이런 식의 컨설팅 멘트를 듣고 자기 사업에 보다 손쉽게 적용하여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김준휘 위원이 대화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희망가게 대전지역 김준휘 심사위원

 

사업 참여자 간의 유대로 강화된 컨설팅 역량

“희망가게 사업장에 컨설팅을 하러 갈 때는 저희와 창업자, 간사님들의 3자 대면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전국 지역으로 컨설팅을 나가는데, 해당 창업자 분과 소통하는 지역 간사님들에게 현장에 와달라고 요청 드리면 다들 오세요. 간사님들이 현장에 와서 보셔야 컨설팅 과정을 좀더 이해하며 함께 할 수 있거든요.”

김준휘 심사위원은 컨설팅의 역할이 사업의 성공확률을 높이는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보다는 사업의 실패확률을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하죠. 이런 상황에서 컨설팅의 승패를 결정하는 건 컨설팅 사업에 참여하는 관계자들 간의 소통이라고 강조합니다. 컨설팅에 적극적 의지를 보이며 사업을 개선할 창업자와 이들을 지지하는 희망가게 간사들, 이에 창업자들의 성장을 도모하는 컨설팅이 더해져 한부모 여성의 더 많은 자립으로 이어진다는 거죠. 이에 대해 김 심사위원은 간사들에게 신뢰의 말을 보태면서 그간의 희망가게 사업에 대해 평가했습니다.

“지금도 희망가게 사업은 자립의 의욕이 있는 한부모 여성에게 다가가 힘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잖아요. 이도 중요하지만 좀더 안정적인 준비로 시장진입을 하게 하고, 시장에 들어와 ‘경영개선 컨설팅’과 같은 사업을 만난다면 좀더 안정적이게 사업을 할 수 있겠죠.”

사업 평가와 더불어, 김준휘 심사위원은 앞으로의 지원사업 운영에 대한 의견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전국에서 희망가게를 운영하는 창업자분들이 많잖아요. 그들이 정보나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채널이 있으면 좋겠어요. 레시피를 공유하거나 기술을 전수해줄 수도 있잖아요. 다들 힘겨운 과정을 거쳐 창업한 분들인 만큼, 공감대 형성이 잘 되어서 소통이 잘 될 것 같아요. 여기에 더해서 희망가게 컨설팅 사업이 지속된다면 포스 계산기를 연동해 희망가게 차원에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게 해도 좋을 것 같아요”

한부모 여성 창업자가 창업의 길에서 굳건히 서도록 하는 사업. 희망가게는 그런 사업이 되기 위해 좀더 단단한 디딤돌 역할을 해낼 사업분야를 개척하며 나아가는 중입니다. 그것은 단지 자립하는 여성 창업자들의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자립을 해낸 여성들이 보다 오랜 시간 먼 곳을 향해 자신의 사업을 꾸리고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일이지요. 

“이 희망가게 사업은 보여주기 위한 사업이 아니에요. 창업자들에게 진심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인 거예요.”

김준휘 심사위원의 이 말에는 희망가게가 새롭게 다가가려는 목표에 대한 진심이 잘 담겨 있습니다. 사업 운영에 내실을 기하며 성장하는 여성 창업가들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는 그래서일 겁니다. 

김준휘 위원이 카메라를 응시하며 미소짓고 있다.
희망가게 대전지역 김준휘 심사위원

글 이상미 | 사진 임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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