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가게 창업주 건강권 지원사업 아름다운재단은 16년 희망가게를 운영하는 한부모 여성가장 창업주 약 200명을 대상으로 종합 건강검진 및 재검진 · 정밀검진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사업의 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5월 희망가게 창업주의 건강권을 위해 2억 원을 기부하면서 마련되었습니다. |
③ 희망가게 250호점 벚꽃향, 서태실 창업주(치아시술)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당신도 그렇다.’
가게에 처음 들어서는 순간, 나태주 시인의 <풀꽃> 글귀가 적혀있는 액자가 눈에 띄었다. 그런데 혹시 가게를 잘못 들어온 건 아닌지 잠시 착각이 들었다. 돈까스 전문점이라고 했는데 창가에 놓인 화사한 꽃들과 아기자기한 소품들, 화이트톤의 목조 인테리어 등 가게 실내는 흡사 공방을 떠오르게 했다. “고등학생 아들이 <풀꽃> 시 구절을 직접 쓰고 그림까지 그려 넣어 액자로 선물해 주었어요.” 창원에서 희망가게 250호점 벚꽃향을 운영하고 있는 서태실 사장님의 가게는 정성스러운 손길들로 가득했다. 이내 가게 안은 돈까스를 튀기는 고소한 냄새들이 코끝을 자극하며 이곳이 돈까스 전문점임을 알아챘다.
치아시술을 받기 전까지 겪었던 오랜 고통
“제가 가게를 운영하면서도… 음식을 제대로 맛본 것은 최근이에요.”
서태실 사장님은 잇몸에서 잇몸 뼈까지 염증이 퍼지고 악화되어 최근에 어금니 일부를 발치하고 부분 틀니를 했다. 오랜 시간 치주질환으로 고생하며 치아 조직이 파괴되어 음식을 제대로 씹어 삼킬 수 없었고, 앞니 쪽은 잇몸이 내려와서 치아가 뒤틀리는 변형까지 일어났다. 그간 입 안의 통증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음식을 잘 씹을 수가 없어서 대강 씹고 꿀떡 삼키기 일쑤였어요. 침 속에 들어있는 효소인 ‘아밀라아제(Amylase)’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음식을 먹으면 자주 체하고 역류하기도 하구요. 그러다 보니 식도와 위가 항상 불편했고 대장에도 무리가 왔어요. 간에 혈관 종도 생기고, 콩팥에 혹도 잡히고, 대장 내시경 때 작은 용종들이 잡혀서 제거했어요. 정말 다행이죠.”
희망가게 창업주 건강권 지원사업 덕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종합건강검진을 해보았다는 서태실 사장님은 그 동안 진료비가 부담되어 치료를 미루다가 악화되었다. 고액의 치아시술은 병원 방문을 어렵게 만들었고, 치아는 생명과 당장 직결되지 않은 문제라 여기고 통증을 참아왔다. 하지만 치아가 건강에 전반적인 악영향을 끼쳐서 치아시술이 급했다.
건강을 되찾고, 웃음은 덤으로! 인생의 큰 선물
“지금처럼 활짝 웃게 된 것도 최근이에요. 옛날 사진 속의 저는 미소가 참 아름다운 사람이었는데… 치아시술을 하고 예전처럼 웃음을 되찾아서 요즘 많이 즐거워요. 무엇보다 제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자존감이 높아졌어요. 앞으로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을 주고 용기를 북돋아주기도 하구요.”
서태실 사장님은 어금니뿐만 아니라 앞니 쪽의 잇몸이 많이 내려와서 부분 교정도 했다. 손님들을 대하는 서비스업에도 불구하고 미관상으로도 불편하고 애로사항이 많았기 때문이다. 웃을 때도 입을 가리고 웃는 것이 일상이었다. 이제는 입을 가리지 않고 활짝 크게 웃을 수 있어 마음 고생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음식도 잘 씹게 되어 그 동안 문제가 있었던 식도나 위의 통증도 줄어들며 점점 좋아지고 있다.
“종합건강검진을 받을 때는 무섭지 않고 오히려 편안하고 설레었어요. 검진복을 입고 실내화를 신고 에스코트 받으며 진료하러 가는데, 대접받고 존중 받는 느낌이 들어서 참 좋았어요. 종합건강검진은 저에게 큰 ‘선물’과 같아요. 희망가게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건강까지 챙겨주시니 감사한 일이죠. 가게를 장기적으로 운영하는데 있어서 건강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신체 건강검진뿐만이 아니라 심리 정서적 지원도 힘이 되어주었다.
“희망가게 창업 때 잠시 사춘기 아들과의 문제로 심리 상담지원을 받은 적이 있어요. 당시에 큰 도움이 되었고, 지금은 아들과 잘 지내고 있어요. 자녀들이 바쁠 때마다 배달을 도와주고 있어 큰 걱정이 없어요.”
벚꽃향처럼 행복이 퍼지는 미래를 꿈꾸며
한 때 집안이 많이 어려웠을 때는 한파에도 난방을 하지 못하고 전기가 끊긴 적도 있었지만, 서태실 사장님은 이제 희망가게를 통해 활기찬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저희 가게는 돼지 생고기를 벚꽃으로 숙성해요. 돼지고기의 차가운 성질과 벚꽃의 따뜻한 효능이 조화를 이루어 소화에 좋고 풍미도 있어요. 플레이팅도 정갈하고 맛깔스럽게 심혈을 기울이구요. ‘벚꽃향’이라는 돈까스 전문점 이름이 오히려 손님들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가며 혀끝의 음미를 상상하게끔 하는 것 같아요. 배달 후에 손님들로부터 맛있게 잘 먹었다는 전화를 받을 때마다 참 고맙고, 보람을 느껴요.”
전자급식카드 가맹점이기도 한 벚꽃향 돈까스 전문점은 한부모 여성 가장들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전자급식카드를 들고 방문하는 손님이 있으면 남몰래 더 알뜰히 챙긴다. 희망가게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며 적극적으로 홍보도 하고 있다. 치아시술을 받기 전에는 입을 가리고 웃었다는 모습이 전혀 상상이 안될 정도로 시종일관 환하게 웃는 사장님을 보면서 <풀꽃>이라는 시의 구절이 다시금 떠올랐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당신도 그렇다.’
글 허나영ㅣ사진 전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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