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무겁게(?) 떠나 볼까!
2013년 10월 12일 대전 충청지역 희망가게 창업주 가족과 대전지역 실무자들은 조촐하게 가을 단풍을 맞이하러 경기도 가평으로 가족 여행을 떠났다.
1박2일 여정에 가족들마다 설레임과 기대의 크기를 말해주듯 여행가방에 배낭까지 바리바리 한 짐씩 짊어지고 속속들이 도착하여 미니버스에 몸을 싣고 약간은 어색하게 출발~!
경부를 지나 중부를 타고 가는 동안 가족 끼리 인사도 나누고 서로 하는 일에 대하여 소개도 하고 잠깐 쉬어간 휴게소에서 맛난 간식도 먹고, 점점 여행이 재미 있어진다. 순조롭던 여행이 경춘도로를 들어서며 서울을 떠난 단풍 놀이 차량에 밀려 잠시 지루해 진다. 아! 그나저나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 저 깊숙한 곳에서 들리는 불협화음을 어찌할꼬… 꼬로록~
때를 훌쩍 넘겨 가평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두부집에 도착, 한 상 가득 직접 만든 두부로 만든 갖가지 음식들, 건강에 좋은 웰빙 채소들, 거 참 밥상 한번 거하다.. 아! 늦어도 보람이 있다. 두부를 만들고 나오는 비지는 마음껏 가져가도록 함지박에 가득 담아 놓는 넉넉한 인심.
허기진 민생고를 든든히 채우고 우리의 첫 여행지 아침고요수목원으로 서둘러 입장…..
가을 너 참 이쁘구나!
산책하기 좋은 날씨에 들국화며 야생화가 지천에 널려 있다. 전통미를 흠뻑 살린 정원 연못에서 오랜만에 가족끼리 기념사진도 찍고, 정갈하고 아름다운 한옥집 툇마루에 앉아 잠시 쉬어 보기도 했다. 나무마다 단풍이 첫 물을 드느라 아직은 수줍게 서있는데, 형형색색의 국화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딸 셋과 함께 오신 식당 창업주, 가게를 시작하고 학교가 끝나도 저녁마다 식당에서 서빙 보느라 엄마보다 더 지친 고맙고 대견한 고등학생 대학생 딸들을 위해 이틀이나 가게 문을 닫고 오는 손해를 마다하지 않으셨단다.
청주 미술교습소 창업주와 대전 피아노학원 창업주는 비슷한 나이에 업종도 비슷해 단짝처럼 붙어 수다 삼매경에 빠져 있다. 돌 탑 쌓기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은 엄마가 저 만큼 가는 것도 모르고 마냥 즐겁다.
삼남매의 엄마 청주 미용실 창업주는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 여행이 처음이시란다. 이제 막 창업을 하고 앞만 보고 달리기 전 잠시 신발 끈 고쳐 매고 각오를 다지는 의미로 이번 여행에 동참 했다. 삐걱 거리기만 하는 한창 사춘기를 겪고 있는 큰딸을 좀더 이해하고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왠지 자꾸 어긋나는 서로의 시선이 안타깝다..
저녁무렵 산속은 제법 쌀쌀해 진다. 더 아름다운 단풍을 위해 나무도 꽃들도 잠시 휴식해야 하는 시간,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단체사진으로 족적을 남기고 다음을 기약하며 오늘저녁 쉴 펜션으로 향한다.
연대와 소통 너와 내가 우리가 되는 순간
다 큰 아가씨가 있는 가정은 아담한 독채에, 꼬맹이들과 나머지 어른들은 넓직한 복층 독채에 짐을 풀고 잠시 휴식.. 저녁식사는 불가마에서 나온 숯불을 사용하여 바비큐를 굽기로 했다. 두툼한 목살이 숯불 위에서 그슬려지고 다시 불판 위에서 노릇하게 구워진다. 식당 창업주와 따님들 다년간 숙련된 솜씨로 고기를 다룬다. 솜씨가 프로다. 역쉬!
고기를 굽자마자 빈 접시가 무색해 진다.. 꼬맹이들 늦은 점심 먹은 거 맞나?
저녁을 먹고 숯 가마가 달구어 지는 동안 꼬맹이들은 언니들의 보호아래 달빛아래 산책도 즐기고 운동도 하고 모처럼 엄마들은 자유가 된다. 막간을 이용해서 희망가게 10주년 사업에 동참을 독려하고, 자조모임 결성하자고 불 붙이고, 깨알 같은 희망가게 홍보며,, 실무자로서 업무에 충실 했다. 그리고 유니폼 갈아입고 전용 황토 숯 가마로 뜨끈하게 하루의 피로를 풀어보자. 몸이 유연해지고 마음도 노곤해 지는 시간 이제 서로 슬슬 속마음을 내비친다.
아직 부모의 이혼을 모르는 아이에게 어떻게 고백해야 할지 난감해 하는 젊은 엄마에게 어려운 시기 다 보내고 이제 마음 넉넉해진 선배 엄마는 혼자 딸들 키우는 노하우를 조용히 전수한다. 사별 후 막막한 마음을 터 놓을 곳 없는 삼남매 엄마는 마음 편히 울어도 본다.. 너와 내가 우리가 되는 순간이다.. 달빛 참 곱다..
남이섬, 자연과 사람들…
아침 안개가 낮게 드리워진 펜션은 우리가 도심의 일상을 벗어 났음을 느끼기게 한다.
이른 아침을 먹고 안개가 걷히기도 전에 출발,,, 오늘의 일정은?
나미나라로 들어서는 관문 5분 남짓 건너는 배 위에서 우리가 놀란 건 분명 여기는 대한민국인데, 익숙한 한국말보다, 소음에 가까운 중국어, 동양인, 서양인, 흑인 참 다양하다, 여기 대한민국 맞지요??? 여행을 더 이국적으로 만끽하게 해주는 보너스…
나미나라에 입국해서 일단 섬 일대를 투어하기로 했다. 남이섬은 한층 더 가을이 다가와 있다. 싸늘한 공기며, 아무 곳에서나 볼 수 없는 아름드리 나무들이며, 청솔모가 겁도 없이 여기저기 쪼로록~ 굴러다니고, 어라! 타조도 있네,, 그런데 사람들이 점점 밀려들어오고 있다.. 섬이 안전할까? 이러다 섬이 가라 앉겠다.^^
가족끼리 즐길 수 있는 자유시간.. 가을도 만나고, 사람들도 만나고, 그 속에서 여유도 가져보는 시간, 부지런히 핸드폰 사진 저장해 가며 가족여행의 추억을 만들어 본다. 언제 또 이런 시간을 갖을 수 있으려나? 창업이란 걸 해 보니 몸도 마음도 쉼을 쉽게 받아 들이지 못한다.. 덩달아 가족들도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그리고 체험의 시간. 섬에 있는 로하스 체험장에 들러 재활용품을 이용한 작품을 하나씩 만들었다.. 현수막을 이용한 가방에 도안을 하고 미술교습소 창업주의 코치 아래 나만의 가방이 완성된다. 참 진지하다.
이제 여행을 정리할 시간
창업을 하고 여유와 쉼에 대한 불안과 미안함이 있었다. 열심히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쉼이 주는 재충전과 삶의 여유를 미쳐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 안에 소원해진 가족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처음 혹은 오랜만에 해 보는 가족여행 소박하지만 가을이 함께 있어 더 행복했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여행의 소감을 나누며 어느덧 내년 여행을 미리 예약해 본다.
제주도? 울릉도? 해외로?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함께 한 이들이 그때도 함께 하길,,
너와 내가 우리가 되는 순간…참 아름답습니다. 내년에도 꼭 함께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