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 서늘 여름 공포. 차에 없는 그것
8월 3일 희망보따리 여름캠프 장소 답사 가는 날.
그 날도 비가 추적추적 내렸습니다.
그 즈음 해는 나왔다가 금방 사라져 버리는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오후 2시 창업주 매장 도착.
얼른 강원도로 출발해야지, 안그러면 돌아오는 길이 늦을 것 같아
제촉하였습니다.
바로, 출발.
나의 “모닝”차는 아무일 없다는 듯
서울 도심을 빠져 나가기 위해 외곽 도로를 달립니다.
그런데…
차의 주유기 눈금이 밑에서 한칸 반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한 칸 반이면 서울에서 대전도 갈 줄 알았습니다.
이제 부터 주유소 찾아보자 ~
뭐, 갈 수 있겠지, 가다가 채우면 되겠지..
외곽 나오면 바로 주유소 있겠지…
톨게이트 지나면 있겠지….
……….
그런데, 외곽 나오니 바로 톨게이트 가는 도로
도로 나오니 바로 톨게이트…
톨게이트 통과 몇 분 후
차 운전 시작이후, 생전 보지 못한 주유등이 반짝
아주 크고 선명하게 켜져 버렸습니다.
고속도로 이제 올라왔는데.. 워째..
옆에 앉아 계시는 희망보따리 총무님.
그날, 직원이 사표를 휙 ~ 던진 날이라, 맘이 좋지 않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제게 합니다.
한쪽 귀는 듣고, 입은 자동으로 네네, 하지만….
속은, 타 들어 가고, 눈은 고속도로에서 주유소를 찾고..
머릿속은 시끄럽습니다.
렉카를 부를까? 톨게이트 사무실에 비상 주유소 없을까?
주유등 켜지면 몇 km나 가지?
별별 생각을 다하며, 창업주에게 사실 고백.
에어컨을 끕니다.
춘천가는 고속도로는 꽉 막혀 있어 시속 10km도 안되게 갑니다.
가다 서다 계속.
차라리, 얼른 다음 휴게소라도 씽씽가면 좋으련만,
이러다가 정말 고속도로 중간에서 딱 멈추게 생겼습니다.
내리막길은 기어 중립으로 넣고, 에어컨을 끄고, 창문은 내리고..
날은 더워 땀은 비오듯 하고, 비는 창문으로 들어오고,
갈 길은 멀고, 대안은 없고…
미리 준비 못한 제가 원망 스럽고, 총무님에게 미안했습니다.
총무님에게 몇가지 부탁을 합니다.
“주유등 켜진 후 몇 km까지 갈 수 있나요?
다음 주유소까지 몇 km 인가요?”
핸드폰 인터넷 검색을 요청드립니다.
아, 숫자의 중요성…
주유등 켜진 후 40km 정도 갈 수 있고, 그래서 각 휴게소의
거리가 40km 떨어져 있다는, 다음 휴게소는 가평 휴게소…
우리가 약 2km왔으니 이제 38km 남았다는 희소식(?)을 알려줍니다.
그러나, 가다 서다 반복하는 이 상태에서는 그 40km도 못 버티겠습니다.
그리 맘 졸이고 가다 마석으로 나가는 출구를 보자 마자
나와 주유소를 지나가는 마석 주민들에게 물었습니다.
생전, 주유소 묻는 사람 처음 본다는 눈으로 어디 먼 곳을 가리키는 주민들..
저 같아도 주유소 못 찾습니다.
동네 돌기를 몇 번 드디어 주유소 찾아 만땅 채웠습니다.
어찌나, 행복하고 다행이던지..
제 배 부른 것보다 행복했습니다.
주유 만땅 채우자 마자 에어컨 빵빵 틀고 강원도를 향해 씽씽 달렸습니다.
여행 전 주유 만땅, 체크리스트에 꼭 1순위로 넣어 두세요. ^^
안그러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