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희망, 줄다리기

희망가게 하반기 첫번째 프로젝트  “상환이 잘 되지 않는 매장 방문하여 독려하기”

창업 지원자가 많아지다 보니, 상환을 독려하는 일이 조금 소홀해 진 것 같습니다. 

신뢰와 약속으로 빚어진 이 사업에서 창업주의 상환은 또 다른 여성가장의 희망임을 당부 드리러 지난 뜨겁던 8월 어느 날 희망가게 매장 4곳을 방문하였습니다.  

하나. 디스크 치료 중 약물 부작용이 생겨  상환이 되지 않는 매장 

미용업을 하셨으나, 최근 디스크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 복용 중  갑작스레 금년 2월에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상환유예를 하였으나, 벌써 4개월이 지난 터 언제까지 유예를 할 수 없어 상태는 어떠신지 상담차 만났습니다.

온 몸이 붓고, 없던 수전증까지 생겨 어려움이 많아 보였습니다.
내실있게 잘 운영하셨던 분이고, 한 번도 상환을 미루지 않으셨던 분인데.. 상황이 많이 안좋아 보였습니다.

앞으로 1년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매장운영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매장을 포기를 해야 할 것 같다 말씀드리니, 그렇지 않아도 매장을 진작에 부동산에 내놓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상권이 죽어가는 곳이라..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임대주가 부동산하는 분이라, 임대주도 다른 세입자를 구하는 것이 나은 터, 알아보고 있다고 합니다.

몸 상태도 좋지 않아 영업을 지속할 수 없는데, 어찌 해야 하나? 고민입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창업주 의지가 강하여 회복되는 대로 매장을 운영하고 싶다고 합니다.
남편 빚 3천만원도 희망가게 운영하며 신용회복 받지 않고 다 갚았다고, 월세 몇 개월 밀린 거 무섭지 않다 하십니다.

의지와 현실사이..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가끔은 혼란 스럽습니다. 

 

2011년 희망가게 100호점 기념 사진전의 희망가게 모형

둘. 덤벙덤벙, 까막까막 잘 잊어요

매출도 좋고, 사람도 좋은데, 상환금을 잘 못챙기시는 분도 계십니다.
전화를 드리면, “아 맞다, 넣을께요 ~ ” 활기차게 말씀 주시면서 까마귀 고기를 드셨는지… 감감 무소식.

그렇게 연속 연체 3개월. 경고를 넘어선 단계입니다.
직접 방문합니다.

역시나, “아 맞다. 그런데, 그렇게나 많이 밀렸어요? “
“네.. 좀.. 많이.. ^^ “

긴장감의 강도는 여전히 미약하신 듯 하여, 단단히 약속을 받습니다.

은행 빚은 잘 갚으면서, 왜 상환금은 갚지 않으시냐고,
이 상환금이 모아야 다른 분들도 창업할 수 있다고…

어른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생활화하도록 돕는 일 쉽지 않습니다.

셋. 잊고있던 부채 갑자기 청구되어

매장을 방문하니, 가지런하고 깔끔한 매장이 창업주의 성격을 말해줍니다.
생글생글 살아 있는 화분들, 깔끔한 탁자.

본래, 상환금을 잘 내시던 분이셨는데, 금년 부터 징검다리로 내고 계신 분입니다.

이혼 하기 전, 사업을 하면서 보증을 섰던 것이 4년이 지난 후 보증에 대한 채무가 청구되었습니다.

작년 12월에 청구 되었고, 전혀 생각지 못한 터라 황망하여, 여기저기 알아보았으나, 시간이 없어
시키는 대로 채무 보증을 섰던 제 2금융권의 높은 이자를 꼬박꼬박 감당하고 계셨습니다.

요즘 바꿔드림론, 자영업자 저리 대출도 많은데, 고금리를 그대로 내고 계셨습니다.

부채에 대해 책임의식이 강하신 분이라..
다른 것을 생각지 못하셨던 것 같습니다.

진작에 상담하고 대안을 찾았었더라면…

우리 사이는 가깝고도 먼 사이인가? 싶습니다.
이런저런 일, 머리 맞대고 풀면 풀릴 터인데.. 

넷. 임대주가 야속해요

상환도 잘하고, 매출도 좋은 매장. 계약 만료일이 다가오면서 임대주와 갈등이 생겼습니다.

매장 계약 만료가 금년 8월말. 보증금도 적고, 월세도 적어 6월경 빨리 다른 임차인에게 매장을 내 주고, 권리금을 받고 싶어 했던 우리 창업주.

같은 조건으로 부동산에 홍보 하였고, 마침 새로 들어올 사람이 있어 계약 하려는 찰라, 임대주가 월세를 30%, 보증금 2배를 올렸습니다.

새로 들어오려 했던 임차인 계약 포기.

창업주 입장에서는 월세가 너무 높아 권리금을 주고 들어올 사람이 없게 생겼습니다.
권리금은 물건너 갔고, 이제는 새로 들어올 사람 찾기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9월경에 다른 곳으로 이전할 꿈에 부풀어 있던 창업주, 권리금이 없어지게 생겼으니.. 발을 동동 구릅니다.
임대주가 너무 밉고, 속상하여 하소연이 끝이 없습니다.

권리금을 포기하시라.. 말씀 드리는데, 임대주는 야속하고, 창업주는 억울하고… 시간은 흘러갑니다.  
본인이 들어 올 때 권리금을 주고 들어 왔는데, 한 푼도 못 받게 생겼으니 야속하고 억울할 밖에요….

조건들을 따져 보니,
재계약 하지 않은 상태에서 8월 재계약일을 묵시적으로 지나가고, 창업주가 갈 곳이 생겼을 때 임대주에게 통보 하고 나가면 될 것 같다는 대안을 드렸습니다.

 

4곳의 희망가게 매장을 방문하며 창업주 분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상환이 안되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들어보았습니다. 어떤 창업주는 해답을 구할 수 있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자문을 드리는 일은 희망가게 경영지원 컨설턴트로서 실무자의 역량을 더 높여야겠다는 요구가 늘어나는 부분입니다.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상환 독려라는 일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한 명의 한부모 여성가장이 신뢰를 기반으로 희망가게 창업을 하고, 스스로 상환을 이어가도록 돕는 일. 이 것이 자신과 같이 어려움을 격는 또 다른 여성가장에게 경제적 자립의 기회를 주는 것임을 인식하도록 꾸준히 미션을 읇어드리는 일 아닐까 합니다. 

 

<희망가게>
저소득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무보증 신용대출(마이크로크레딧)방식으로 창업을 지원합니다. 2004년을 시작으로 2013년 5월 현재 수도권을 비롯하여 원주, 춘천, 대전, 천안, 청주, 대구, 경산, 구미, 포항, 광주, 목포, 부산, 김해, 양산에 이르기까지 170여 곳의 사업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나눔의 선순환을 지향하는 희망가게, 창업주들이 매월 내는 상환금은 창업을 준비하는 또 다른 여성가장의 창업자금으로 쓰입니다.
 
<아름다운세상기금>
서경배(아모레퍼시픽 대표) 님를 비롯한 그 가족은 2003년 6월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인 자립을 지원하는 <아름다운세상기금>을 조성하였습니다. 이 기금은 우리 사회 가난한 어머니들과 그 자녀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길 바랬던 故 서성환(아모레퍼시픽 창업주) 님의 마음과 고인에 대한 유가족의 존경이 담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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