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희망가게 배금연 심사위원 “질문과 조언으로 방향을 잡으시도록 도와드려요.”

희망가게와 함께, 막막한 창업의 바다에서 방향을 잡을 수 있어요.

창업은 좌표 없는 바다에서 목적지를 찾는 험난한 여정입니다. 목적지가 정답처럼 정해있지 않다보니, 창업자 자신의 뚜렷한 생각과 역량을 이정표 삼아 나아가야하죠. 아마, 창업 경험이 없는 상태로 사업에 진입하면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겁니다. 그러나 고민과 의지만으로 창업에 도전할 수는 없죠. 실질적으로 해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그 목표를 반드시 이뤄야 할 겁니다.

아름다운재단에서 한부모여성의 창업을 지원하는 ‘희망가게’는 창업자들이 망망대해 같은 자립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걷도록 든든히 지지해줍니다. 함께 하는 여정의 첫 단추를 끼우는 심사과정에서도 창업 예정자들의 역량과 결심을 단단하게 만드는 질문과 조언을 꼼꼼하게 진행합니다. ‘창업 전에 알아야 할 것에는 뭐가 있을까’, ‘창업 과정에서 어려움에 부딪히면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궁금하셨던 분들을 위해 예비 창업자분들께 부산 지역 심사를 담당한 담당한 배금연 심사위원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어드립니다. 창업이란 자립을 택한 여러분에게 좋은 방향키가 되길 바랍니다. 

배금연 심사위원
부산지역 희망가게 창업 심사를 맡아주시는 배금연 심사위원

 

Q. 위원님이 어떤 분이신지, 희망가게 사업과는 어떻게 연결되셨는지 그 시작에 대해 듣고 싶어요. 

2000년 소상공인지원센터(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입사 후 14년 동안 소상공인 지원 업무를 해왔어요. 아름다운재단과는 업무영역이 비슷해 인연을 맺었는데요. 2013년도에 부산광역자활센터가 아름다운재단과 연계해 희망가게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저도 희망가게 사업에 참여해 지금까지 오고 있습니다. 

 

Q. 심사위원분들마다 강점을 갖는 저마다의 분야가 있으시더라고요. 위원님의 특화분야는 무엇인가요?

일단 창업지원 전반에 걸친 업무경험이 있어요. 창업절차, 사업 타당성 검사, 자금 마련, 고객관리, 사업입지 분석, 점포 인테리어. 이렇게 전반적인 분야에서의 멘토링이 가능하지만 주로 상권과 입지분석, 마케팅과 고객관리를 하는 편입니다. 공단에서 근무하면서 현장에서 멘토링과 컨설팅, 교육 등을 계속 해왔는데, 이런 부분이 희망가게 사업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낸다고 생각합니다. 

 

희망가게의 기초면접심사에서 무엇이 진행될까?

Q. 희망가게 심사에 참여할 때는 어떻게 진행하시는 편인가요?

희망가게 심사에 참여할 때는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지도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잘 된 것은 좋다고 피드백해주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말해줍니다. 지원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보완할 점이 보일 때 무조건 안 된다고 말하진 않습니다. 그에 대한 대응방안을 제시하는 편이에요. 더불어 사업에 선정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분석된 내용을 알려드리고 있어요. 입지 분석이나 지원자가 정한 사업 아이템에 대한 기술력도 한번 더 점검하게 하는 식으로요. 심사 전반에 있어서는 경영 준비 같은 부분은 부족해도 기술력이 뛰어날 수 있으니 기회를 더 주자, 이런 식으로 심사위원들끼리는 이렇게 이야기를 하기도 해요. 사업 선정이 안 된다면 자금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방법을 안내해주기도 합니다.

 

Q. 지원자들 중 창업 초보들을 만날 때의 고민도 있으실 듯해요. 그런 분들에게는 보통 어떻게 조언해주시는 편인가요?

지원자들을 보면 이미 창업경험이 있거나 관련 업계의 직장생활을 오래 한 분들이 있어요. 경험 있는 사람은 확실히 해당 업계와 관련해 해야 할 일을 아시니까 어려움이 덜하죠. 반면 초보 창업자들은 걱정이 돼요. 본인이 해오던 일과 다른, 경험이 없는 다른 업종으로 창업하는 분들도 있고요. 창업에 대해 완전 초보인 경우에는 일단 본인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부터 생각해봐야 해요. 그리고 직접 경험을 해봐야 하죠. 그런 분들에게는 가능하면 본인이 목표로 하는 해당 업종에 취직해 최소 1년 정도 일한 다음 창업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제안합니다. 목적의식 있어서 취업한 경우에는 이것저것을 배울 수 있고 일하면서 겪는 웬만한 것들을 견딜 수 있으니까요. 그 경험을 쌓고 나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혼자 하다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굉장히 큰 힘이 되거든요. 창업 초보분들에게 유행업종은 잘 권유 안 해요. 창업 초보들 중에 남들을 따라 하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죠. 다른 사람들이 이미 그 시장에서 돈을 다 벌었는데 뒤늦게 뛰어들어가 실패하는 거거든요. 그런 부분을 잘 고민하고 선택해야 해요. 

 

창업하기 전 꼭 점검해야 하는 것 세 가지를 꼽아볼게요.

Q. 한부모여성들이 경제적 자립의 선택지로 창업을 선택할 때, 무엇부터 알아야 할 지 헤매는 경우가 많을 텐데요. 그런 분들에게 창업과정에서 꼭 생각해야 할 부분을 제시한다면 어떤 걸까요?

창업에서 있어 창업자와 창업자금, 사업 아이템, 이 세 가지가 중요해요. 창업자는 사업에 대한 비전과 의지는 물론이고 창업을 추진할 경영능력도 있어야 하죠. 폭넓은 인간관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고요. 사업 아이템과 관련해서는, 다른 경쟁업체와 구별되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해요. 일명 컨셉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이템뿐만 아니라 메뉴 구성, 매장 분위기, 접객 서비스 등 이런 이용 상황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연관성을 만들어야 하죠. 이런 게 다른 업체와 차별화되게 만드는 중요한 작용을 해요. 

창업 이후 운영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걸 다섯 가지로 꼽을 수 있어요. 입지력과 상품력, 서비스력과 점포력, 관리력이에요. 일단 입지, 즉 매장의 위치가 중요하고요. 상품력은 기본으로 깔고 가야 해요. 서비스는 창업에 대한 차별화 요소가 되죠. 이 부분은 사업자의 인성에서 차이가 나요. 마음에서 진심이 우러나와야 하죠. 늘 같은 수준으로 서비스를 잘해야 하지만 가끔 한 번씩은 특별한 서비스로 자극을 줄 필요도 있어요. 점포력은 인테리어에 해당해요. 고객이 지나가면서 보게 될 해당 점포의 이미지와 간판, 외부에 붙은 pop 같은 것들요. 전체적인 이미지가 중요해요. 마지막으로 관리력은 규모가 커질수록 어떻게 판매를 원활하게 할 건지, 생산 시스템은 어떻게 운영할지 등의 능력이에요. 사업의 규모가 커질 수록 성공 여부에 큰 역할을 하지요. 

 

Q. 창업을 준비하면서 모든 걸 갖추고 시작할 여력이 안 되는 분들도 많으실 듯해요. 그렇다면 이것만은 꼭! 하고 꼽는 부분이 있으실까요?

상품력이요. 이 힘이 떨어지면 창업을 해도 잘 운영하기 어렵거든요. 외식업이라면 본인이 하고자 하는 메뉴의 요리를 잘할 수 있어야 해요. 주방장을 쓰기 어려운 상황일 테니 본인이 충분히 준비해야 하는 거죠. 미용실 같은 분야도 본인 기술력이 중요한 분야예요. 이런 기본이 갖춰진 후에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상권과 입지를 분석하고 좋은 점포를 찾아보고 구체적인 사업계획까지 준비해볼 수 있어야겠죠. 이 정도로 준비해오면 홍보나 마케팅 등의 다른 분야는 전문가를 통해 도움받을 수 있어요. 

일광물회 전경
부산지역 희망가게 227호점 ‘일광물회’

 

Q. 앞서 설명해주신 부분들이 잘 드러나는 희망가게 사례를 공유해주신다면요?

2015년 1월에 희망가게 자금을 지원받아 부산 기장시장 부근에서 요리 전문점을 시작한 사업장이 있어요. 월평균 매출도 높은 편이었죠. 건물주 문제로 점포를 부산 일광해수욕장 근처로 옮겼는데, 거길 선택한 게 정말 탁월했어요. 부산시에서 철도를 철거하고 거기에 지하철역인 일광역이 들어섰거든요. 덕분에 주말이 되면 그 곳으로 산책 가는 사람들이 생겨서 유동인구가 이전보다 5배 정도 많아졌지요. 옮겨간 점포에서는 바닷가의 특성을 생각해서 음식을 물회나 생선회로 메뉴를 바꿨는데, 덕분에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희망가게에서 빌린 운영자금도 다 상환한 상태예요. 창업자 본인이 음식 분야 창업과 아르바이트 등 여러 경험을 갖고 있었고, 입지를 선택을 잘한 것과 아이템 선정을 잘한 것. 이런 요소들이 잘 맞아 들어간 거예요. 사업에 대한 본인 의지가 크고 건강관리를 잘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한다는 점도 꼽을 수 있지요. 

 

Q. 말씀을 듣다 보니 창업과정에서 주의를 기울일게 참 많네요. 창업자로서는 사업준비에 집중해야 할 테지만, 한부모가정이란 조건 속에서 노력을 계속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요. 창업준비 과정에서 벽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사업계획서 작성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각 지역의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를 찾아가시면 좋아요. 사업계획서 작성과 관련해 많은 도움을 줍니다.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보고 의견을 달라고 요청하면 지도를 해주는 경우도 있어요. 희망가게 사업을 진행하는 부산광역자활센터에서도 기본적인 것들은 지도해드려요. 자금 확보와 관련해서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창업자금에 대한 안내도 많이 해줍니다.

 

Q. 위원님을 통해 한부모 여성들에게 도움될 창업 정보를 많이 들을 수 있었어요. 끝으로 이제껏 희망가게 사업에 참여한 이들에게, 혹은 앞으로 지원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겨주세요.

창업은 참 어려운 분야예요. 자신감을 가져야 하지만 지나친 낙관 또한 금물이지요. 창업할 업종과 관련해 오랜 기간 사업을 해본 분들 중 그런 경우가 있어요. 반면 초보인데도 자기가 잘한다고 낙관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부분은 좀 피해야 해요. 창업할 때는 자신이 창업할 분야의 문제를 잘 살펴보세요. 그리고 그걸 해결할 방법도 찾아내야 합니다. 창업은 성공경험을 쌓는다기 보다 실패를 줄이는 방법으로 하는 게 오래 지속할 방법이에요. 

배금연 심사위원
배금연 심사위원

배금연 심사위원은 창업의 길을 갈 여성들을 위해 다양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입지 선정, 기술력, 운영능력 등 자립을 위해 필요한 여러 요소를 강조했어요. 사업분야와 관련해 갖춰야 할 전문성은 무엇인지, 관련하여 충분히 역량을 발휘하게 해 주도록 도와주는 기관에 대한 정보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아름다운재단 희망가게 사업에서는 창업의 길을 걷는 여성들을 지원할 든든한 조력자들과 함께 합니다. 창업으로 자립을 일구어 더 나은 미래와 만나게 할, 희망가게 사업의 문을 두드려보세요.

글/이상미 작가, 사진/임다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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