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여성 전수창업지원사업>은 희망가게로 성공한 선배 창업주가 후배 창업주에게 사업아이템과 기술 및 운영노하우를 전수하고, 전수 후에는 아름다운재단이 창업자금과 창업컨설팅을 지원한 사업입니다. 2017년에는 충청권에서, 2018년에는 수도권에서 두 매장이 전수창업지원사업으로 오픈하였습니다.

손세차로 희망가게 창업한 김주원 대표

희망가게 359호점 ‘그린세차’ 김주원 대표

희망가게 359호점 ‘그린세차’ 김주원 대표

“창업하면서 달라진 거요? 이번에 우리 딸이 전국노래자랑 대상까지 받았잖아요.”

딸 이야기가 나오자 김주원(42) 대표의 얼굴이 환해진다. 희망가게 지원을 받아 손세차를 시작한 지 5개월 만에 그녀에게 찾아온 변화는 크다. 정기적인 수입이 생긴 건 물론이고, 시간적 여유가 생겨 세 명의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도 늘었다. 덕분에 딸의 노래자랑 출연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었다며 환히 웃는다. 올해 열네 살이 된 딸은 얼마 전 전국노래자랑에서 모모랜드의 ‘뿜뿜’을 불러 대상을 탔다.

“혼자 아이 키우며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잖아요. 식당 일을 한다 해도 수입이 적으니까 대출받으며 어렵게 근근이 살아가는 한부모가 많은데, 손세차는 몸은 고되고 힘들어도 정기적인 수입이 있고, 정당하게 내가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어서 좋아요. 성실한 만큼 차를 맡기는 사람도 늘더라고요.”

든든한 전수자 한기순 대표

현재 그녀는 강서구의 한 빌딩과 계약을 맺어 정기적으로 70여 대의 차를 손세차하고 있다. 그녀의 이런 안정적인 창업 뒤에는 든든한 지원자가 있었다. 바로 전수자인 한기순(52) 대표다. 한 대표 역시 12년 전 희망가게 지원을 받아 손세차업을 창업했다. 창업 전에는 두 아이를 키우기 위해 낮에는 회사에서, 밤에는 식당에서 일했다. 그러다 회사가 중국으로 이전을 해 그만두게 되었을 때 동사무소에서 소개받았던 아름다운재단의 희망가게가 떠올랐다.

고민 끝에 자본 없이 맨몸으로 할 수 있는 손세차업을 시작했다. 투잡을 뛸 때보다 벌이도 좋았고,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었다. 덕분에 지난 12년간 두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었다. 그래서 누구보다 이 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같은 처지에 있는 여성들에게도 망설임 없이 추천하고 싶은 일이다.

희망가게 14호점 ‘카아트존‘ 한기순 대표

희망가게 14호점 ‘카아트존‘ 한기순 대표

“간사님들이 전수해볼 생각 없냐고 물었을 때, 전 누가 뭐래도 저 같은 한부모 가장한테는 이 일이 참 좋다고 말했어요. 남들이 보기에 어떨지 모르지만, 저녁 시간과 주말을 온전히 애들하고 같이 보낼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그렇지만 이 힘든 일을 누가 와서 할까 생각했죠.”

종일 지하 주차장에서 해야 하는 손세차 일은 생각보다 고되다. 여름에는 선풍기 하나 없는 공간에서 더위와 싸우며 일해야 하고, 겨울에도 난방이 안 된다. 그런데도 이 일을 하겠다고 덤벼든 이수자 김주원 씨는 누구보다 씩씩했다. 작년 여름 두 달 동안 38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도 주원 씨는 불평 한마디 없이 배움에 임했다. 한 대표는 그 모습에 반하고 말았다.

“첫인상부터 좋았어요. 직원들도 다 좋아하더라고요. 저를 닮은 튼튼한 사람이 왔다고.”

계절마다 다른 세차법부터 다양한 손님 대응법까지 한 대표는 꼼꼼하게 기술을 전수했다. 주원 씨는 배운 내용을 매일 기록해 파일로 만들었다. 기록은 한 대표가 내준 숙제였다. 한 대표는 매일 기록을 확인하고 빠진 부분을 채워주었다. 어려운 세차는 시범을 보이며 동영상으로 남겨주기도 했다. 주원 씨는 그런 한 대표가 한없이 고맙다.

“제가 일을 배울 기회가 얼마나 되겠어요. 진짜로 내 일처럼 손수 하나하나 가르쳐주시고 제 가정사까지 걱정해주시는 모습이 정말 친언니 같았어요. 언니한테 교육을 받으면서 오히려 살이 쪘어요. 매일 같이 좋은 식당에서 밥을 사주셔서요. 그래서 제가 살이 안 빠져요. (웃음)”

 한기순 대표가 차를 직접 닦으며 시범을 보이고 있다

한기순 대표가 차를 직접 닦으며 시범을 보이고 있다

교통사고 때도 한달음에 달려온 든든한 지원자

주원 씨에게 한 대표는 기술 전수자일 뿐 아니라 삶의 든든한 지원자이다. 한 달 전 주원 씨가 교통사고가 나 일주일간 입원했을 때도 달려온 한 대표였다. 그녀는 금천구에서 주원 씨가 일하는 강서구 빌딩까지 매일 30분을 달려와 대신 차를 닦아주었다. 새로 시작한 일에 혹시라도 흠이 잡힐까 걱정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저는 마음속에 늘 감사해요. 하루하루 아이들하고 웃으면서 살아갈 수 있게 된 건 언니(한기순 대표)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희망가게 사업을 통해서 제가 바른 마음으로 방황하지 않고 일하게 됐고, 아이들도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됐어요.”

한 대표에게도 든든한 동반자가 생긴 건 마찬가지다. 같은 일을 하는 동료가 생기니 사업을 하면서 부딪치는 고민을 나눌 수 있어 좋다. 무엇보다 희망가게 창업주들과는 함께 아이를 키우는 여성으로서 연대하면서 느끼는 위안과 기쁨이 크다.

마지막으로 한기순 대표에게 희망가게 창업주로서 현재 고민을 물었다. 창업 13년 차에 접어드는 그녀는 요즘 노후에 대한 고민이 크다면서 희망가게 창업주들에게 새로운 지원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희망가게 창업주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

“희망가게 하는 사람들 보면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많아요. 아이들을 잘 키우려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 보면서 저도 힘을 받았어요. 다들 고맙다고, 앞으로도 희망 잃지 말고 열심히 하자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네요.”

전수창업 이수자 김주원 대표와 전수자 한기순 대표

이수자 김주원 대표와 전수자 한기순 대표

 

글 우민정ㅣ사진 임다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