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 공사현장이 많다.

항간에는 백화점이 들어오고 그에 따른 역세권 개발이 된다고 하는데… 돈이 없는 나는 큰 동요도 없다. 다만, 오다가다 보게 되는 풍경으로 요즘 부쩍 편의점과 슈퍼가 늘어난다. 구파발역에서 출퇴근하는 길, 구파발역에서 가까운 힐스테이트아파트 12단지까지 500미터 안에 편의점 및 슈퍼만 7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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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도상에서 구파발역에서 일직선으로 나와 있는 편의점만 6개지만, 실제 걷다 보면 편의점과 같은 물품을 파는 슈퍼, 네이버 지도에 등록되지 않은 편의점까지 포함하면 500m 안에 7개가 포진되어 있다.

구파발역 2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있는 건물 1층에 있는 C&U 편의점 한곳이 있고 그것을 지나쳐 걸어서 270걸음을 걸으면 With Me라는 작은 편의점이 나온다. 키 160cm가 조금 안 되는 성인 여성의 보폭을 약 0.6m라고 하면, 162m 만에 편의점이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이 거리에는 주거지나 상가가 없으므로그나마 멀리 떨어진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아파트와 오피스텔 단지가 있는 곳. 오피스텔은 3개 정도 밀집 되어 있고, 아파트는 5단지 정도 뭉쳐 있다. 앞서 with me 편의점에서 60걸음, 36m 만에 ‘그린마트’라는 큰 마트가 나온다. 왕복 1차선 맞은편에는 그린마트와 같은 규모의 ‘세계로 마트’가 있다. 왕복 1차선이라고는 하지만, 아파트 단지내의 1차선이어서 차가 많이 다니지 않고 폭이 좁다. 다시 직진 15걸음, 9m 만에 ‘C&U 편의점’이 나온다. 다시 쭉 걸어 280걸음, 168m 만에 다시 ‘C&U 편의점’. 70걸음, 42m 더 올라가 길 건너면 이번에는 ‘GS편의점’이 나온다.

구파발역에서 집까지 가는 약 420m 거리 안에 이렇게 7곳이라니! 이제는 집을 나와 버스 한 정거장도 안되는, 아니 반 정거장도 안되는 거리만 걸어도 편리하게도 슈퍼를 찾을 수 있다. 어려서 슈퍼에 가려면 거의 세 정거장을 걸었던 기억을 돌아보면 지금은 엄청 편해졌다.

하지만… 이런 삶이 정말 편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휴지를 마구 사용하면서 불편한 마음이 드는 느낌이랄까. 예전에는 일회용 물품이 편리하지만 버려지는 것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면… 요즘은, 주문하면 바로 다음 날 도착하는 택배, 가까운 거리여도 배달해주는 슈퍼 배달 서비스, 먼거리여도 쉽게 배달시킬 수 있는 음식 배달 서비스,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 조금만 걸으면 되는 편의점들처럼 다양한 서비스가 편하면서도 마음이 불편할 때가 있다.

우리 모두 사슴사냥게임이 딜레마에 빠져 버린 것은 아닐까. 뻔히 저 편의점과 가까운 줄 알면서도 새로운 편의점을 오픈한다. 조금 더 멀리, 그리고 공동으로 살 기회와 조건을 찾을 수도 있는데 눈앞에 보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고 만다.

졸업 이후, 회사에서 잘린 후, 은퇴 후, 이혼 후 어쩔 수 없이 당신 아니 내가 오픈한 편의점들이다.

편하긴 한데, 너무 불편하고, 안타까운 편의점이다.

 

편하긴 한데, 너무 불편하고 안타까운 편의점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

 

[사슴사냥게임]이란

“한 무리의 사냥꾼들이 커다란 사슴(stag) 한 마리를 추적했다. 그리고 드디어 사슴이 다니는 길을 발견했다. 만일 모든 사냥꾼이 협력하면, 그들은 사슴을 잡아서 그 고기를 먹을 수 있다. 만약 그 사냥꾼 중 한 사람이라도 사슴에게 발견되거나, 또는 그들이 서로 협력하지 않는다면 사슴은 도망갈 것이고, 결국 그들은 굶주리게 될 것이다.

사냥꾼들은 숨어서 사슴이 지나다니는 길을 지켰다. 그런데 한 시간이 지나도 사슴은 보이지 않고, 또 두 시간 세 시간 네 시간이 흘러도 사슴은 나타나지 않았다. 사슴은 매일 지나다니지는 않지만 사냥꾼들은 사슴이 반드시 그 길을 지나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토끼(hare)가 사슴이 지나다니는 길을 따라 지나가는 것을 모든 사냥꾼이 봤다.

이때 만일 한 사냥꾼이 뛰쳐나와 토끼를 잡는다면 그는 그 고기를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면 포위망이 열려 사슴은 그 쪽으로 달아나버릴 것이고, 결국 토끼를 잡지 않은 다른 사람들은 굶주리게 된다.

사슴이 나타난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는 가운데 토끼가 나타났다. 이때 만일 그 사냥꾼이 토끼를 잡지 않고 기다린다면 다른 사냥꾼이 토끼를 잡을 수도 있다는 딜레마에 직면한다. 그러니까 여기에는 두 가지 위험성(risk)이 존재하는데, 하나는 사슴이 결코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위험성, 다른 하나는 내가 토끼를 잡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토끼를 잡을 수도 있다는 위험성이다.”

출처 : http://www.nextec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7035 

<희망가게>

저소득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무보증 신용대출(마이크로크레딧)방식으로 창업을 지원합니다. 2004년을 시작으로 2014년 6월 현재 수도권을 비롯하여 원주, 춘천, 대전, 천안, 청주, 대구, 경산, 구미, 포항, 광주, 목포, 부산, 김해, 양산에 이르기까지 210여 곳의 사업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나눔의 선순환을 지향하는 희망가게, 창업주들이 매월 내는 상환금은 창업을 준비하는 또 다른 여성가장의 창업자금으로 쓰입니다. 

<아름다운세상기금>

서경배(아모레퍼시픽 대표) 님를 비롯한 그 가족은 2003년 6월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인 자립을 지원하는 <아름다운세상기금>을 조성하였습니다. 이 기금은 우리 사회 가난한 어머니들과 그 자녀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길 바랬던 장원 서성환(아모레퍼시픽 창업주) 님의 마음과 고인에 대한 유가족의 존경이 담겨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