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가게 피아노학원 성공사례] 희망가게 69호점 ‘계명피아노학원’ 김서연 원장

‘엄마 스킨십’으로 동네 피아노학원을 평정하다

 

동네마다 흔하던 피아노학원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2000년대 중반 1만6천여 개에 달하던 피아노학원이 열에 하나 꼴로 문을 닫았다. 전국음악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05년 1300여개에 달했던 회원 학원이 2014년에는 500곳으로 급감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 준비를 시작하다 보니 피아노학원 대신 입시학원에 보내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피아노 모양으로 만들어진 희망가게 69호점 계명피아노학원 간판

희망가게 69호점 계명피아노학원

 

하지만 대구에 위치한 ‘계명피아노학원’은 예외다. 같은 건물 같은 층에 위치한 피아노학원만 해도 원생이 손에 꼽히는데, 이곳은 피아노를 배우러 오는 학생들로 늘 북적인다. 주변에 깔끔한 인테리어와 시스템을 자랑하는 체인 학원이 즐비한데도, 20평밖에 안 되는 좁은 이곳으로 학생들이 몰려든다.

원생들의 가방이 책장에 가득 차있다.

원생들의 가방이 가득 차있는 책장

 

‘계명피아노학원’의 원생 수는 80명 남짓이다. 월평균 매출액은 2013년 현재 800만 원, 이중 순수익이 650만 원에 달한다. 문을 연지 3년도 안 돼 이룬 결과다. 입소문이 중요한 업종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공이라 할만하다.

가장 큰 비결은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감성이다. 부모와의 스킨십이 적은 아이들에게 김서연 원장은 마치 엄마처럼 포근함을 느끼게 하는 존재다. 학원 문을 열자마자 자연스럽게 원장에게 달려가 품에 안기는 아이들의 모습이 이를 반증한다.

김서연 원장과 아이가 즐거운 표정으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가장 큰 비결은 ‘엄마와 같은 포근함’

 

“요즘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학교 수업이 끝나도 학원을 여러 곳 돌면서 종일 공부해야 하고, 부모님이 맞벌이인 경우가 많다 보니 집에 가도 대부분 혼자 시간을 보내거든요. 생각해 보니 학교 끝나고 처음 만나는 사람이 저잖아요. 조금이라도 따뜻함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으로 아이들을 안아주기 시작했어요.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급식 반찬은 뭐가 나왔는지, 시시콜콜한 것도 물어보고요. 그랬더니 저를 엄마처럼 잘 따르고 편하게 생각하더라고요.”

김서연 원장은 아이들이 아무리 잘못한 일이 있어도 결코 혼내는 법이 없다. 이렇게 해보면 더 좋을 것 같아, 넌 충분히 잘할 수 있어, 무조건 칭찬을 많이 해준다. 아이들에겐 자신을 인정해주고 지지해주는 어른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다.

계명피아노학원 김서연 원장이 활짝 웃고 있다.

계명피아노학원 김서연 원장

 

두세 달에 한 번씩 ‘쇼핑’이라고 부르는 이벤트도 연다. 아이들이 자주 쓰는 문구류나 평소 갖고 싶어 했던 장난감을 늘어놓고 시장놀이를 하며 선물하는 것이다. 쇼핑을 열 때마다 100만 원 가까이 거금이 들어가지만, 김서연 원장은 아깝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보험에 가입하면 선물을 주잖아요. 그걸 당연하다고 생각하잖아요. 아이들도 나이만 어릴 뿐 고객이라고 생각하면 수강료의 10퍼센트를 돌려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물론 가끔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때도 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니까 그만둘 수가 없더라고요. 요즘에는 횟수를 줄여서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처럼 특별한 날에 쇼핑을 여는데, 아이들에게 미안할 따름이죠.”

아이와 함께 피아노를 연주하는 개인레슨 풍경

계명피아노학원 개인 레슨

 

하지만 이 정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일례로 ‘계명피아노학원’에선 일주일에 두 번,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특별한 강의가 진행된다. 중국어 수업이다. 강사는 원생 어머니로, 12년 전 국제결혼을 한 중국인이다. 아이가 다니는 학원에서 자신도 피아노를 배워볼까 싶어 찾아왔다가 김서연 원장의 제안으로 수업을 맡게 됐다. 강사료는 0원. 아이들도 무료로 중국어를 배운다.

“예전에 원어민 영어 선생님이 우리 학원에서 피아노를 배운 적이 있어요. 가끔 아이들과 영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수업을 부탁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갑자기 이사를 가게 돼서 그만두신 거예요. 그리고 얼마 후 중국인 어머님이 학원에 오신 거죠. 냉큼 부탁을 드렸는데 다행히 흔쾌히 수락을 해주셨어요. 수강료도 안 받는다고 하셔서 무료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요. 초등학교 저학년들은 어려울 법도 한데 의외로 재미있어하더라고요.”

중국어 가르쳐주는 피아노학원이라니, 부모들 입장에선 반가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서연 원장은 아이들이 학원에서 피아노 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거나, 아이의 변화를 발견하는 순간마다 그 내용을 정리해 부모에게 문자메시지로 전달한다. 80명에 달하는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챙기려면 귀찮을 법도 하지만, 김서연 원장은 아침마다 답문 받는 즐거움이 더 크다고 말한다. 원생들이 몰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원생들의 콩쿠르 참가 모습을 기념하는 5장의 사진

원생들의 콩쿠르 참가 모습을 기념하는 사진

 

“요즘 아이들은 형제 없이 혼자인 경우가 많아서 종종 고집을 피우거든요. 잘 가르쳐주고 싶은데 말을 안 들으면 너무 속상하고 화도 나요. 제 마음을 몰라주니까요. 그런데 그 순간뿐이에요. 다시 고개를 돌리면 아이들이 너무 예쁜 거예요. 예전에는 몰랐어요. 학원을 두세 개씩 운영하고 그럴 때는 돈 벌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혼을 하고, 빚보증으로 모든 재산을 잃고 나니까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나오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너무 고맙고 감사해요.”

글 권지희ㅣ사진 김흥구

 

<희망가게>
저소득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무보증 신용대출(마이크로크레딧)방식으로 창업을 지원합니다. 2004년을 시작으로 2016년 3월 현재 수도권을 비롯하여 원주, 춘천, 대전, 천안, 청주, 대구, 경산, 구미, 포항, 광주, 목포, 부산, 김해, 양산에 이르기까지 270여 곳의 사업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나눔의 선순환을 지향하는 희망가게, 창업주들이 매월 내는 상환금은 창업을 준비하는 또 다른 여성가장의 창업자금으로 쓰입니다. 
 
<아름다운세상기금>
서경배(아모레퍼시픽 대표) 님를 비롯한 그 가족은 2003년 6월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인 자립을 지원하는 <아름다운세상기금>을 조성하였습니다. 이 기금은 우리 사회 가난한 어머니들과 그 자녀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길 바랬던 장원 서성환(아모레퍼시픽 창업주) 님의 마음과 고인에 대한 유가족의 존경이 담겨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