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역에 좌판 꽃집이 있다. 역 바깥도 아닌 환승 구간에.
수도권 전철역 중 최고 유동인구를 기록하고 있는 이곳 신도림역 한복판에 꽃집이라니..
이 생소함과 낯설음은 호기심 안테나를 작동시킨다.
간판도 없는 꽃집.
좌우 살필 겨를도 없이 줄지어 오고가는 사람들 속에 동동 떠있는 쉼표같다.
그런데 오호라 요것이 무엇이냐!
색도화지에 까만사인펜으로 슥 써놓은
“이렇게 이쁜 나는 3,000원”.
그 아래는 영자 프린트 종이 로 둘둘 말고,
노끈으로 자그마한 리본을 묶은 짧달막한 “소국 꽃다발” 이 놓여 있었다.
꽃은 대락 20~25송이, 줄기는 10가닥 내외.
단가 1,000~1,500원 정도면 뒤집어쓸 상품.
하지만.
눈길을 잡는 P.O.P 문구와 소박한 포장이 3천원을 아깝다 여기지 않게 했다.
이런 것.
안내판. 포장. 선들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에 소국
아이템 하나 하나가 찌르르 감성을 자극한다.
누가 꽃을 살 때,
실용을 따지겠는가.
기분 좋자고 사는 거지.
우리 희망가게
메뉴하나 상품하나도 이렇게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봐야 할 꺼 같다.
그나저나 나한테는 누가 꽃 안사주나. 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