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지원 사업을 하다 보니, 서민금융에 관한 논문을 종종 읽습니다. 2016년 3월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 [서민금융의 시장기능 활성화 방안]에 대하여 요약해봤습니다. (*저자가 작성한 의도와 다를 수 있습니다. ) |
서민이란? 재산이 없고 소득이 취약하며 신용등급이 낮은 계층을 통칭 한다. 하지만 보고서에서의 서민의 정의는 재산이 없어서 담보대출이 어렵고 신용등급이 정상등급의 최하위 단계인 6등급 이하로서 상업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고,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 우선 담보를 충분히 확보할 정도로 재산이 있는 사람은 금융기관에서 담보대출이 항상 가능하므로 서민의 범주에 해당하지 않음.
- 담보로 활용할 재산이 없는 사람이라도 신용등급이 높아서 상업은행에서 신용대출이 가능한 사람도 서민의 대상에서 제외
서민금융은 위와 같은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이나, 광의로는 서민에게 소액신용대출, 자문·컨설팅 등을 제공하여 자활을 가능케 하는 금융서비스를 통칭한다. 문제는 이러한 서민금융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금융사들은 서민에 대한 중금리 신용대출 공급이 어렵고, 서민은 대출받을 곳을 찾기 어렵다.
- 상호금융기관은 담보중심(평균 92%)으로 관계형 금융 실종
- 저축은행, 캐피탈사는 대부업과 유사한 고금리 신용대출 중심
이에 상당 기간 서민금융 공급 부족을 “정책서민금융”이 대신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책서민금융은 국가정책으로 지원대상을 사전에 명확히 정의한 뒤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이라 할 수 있다. 생활안정자금, 창업·사업자금, 청년·대학생자금, 주거안정자금, 바꿔드림론 등이 이해 해당한다.
2016년 9월, 정책자금을 하나로 합쳐 서민금융진흥원(바로가기)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저금리의 복지성 정책서민금융이 오히려 금융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한다.
- 상대적으로 양호한 고객 선정 : 서민 중 상대적으로 양호한 서민들이 저금리 혜택을 기대하여 가수요 증가, 서민금융기관들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서민층 선호
- 정책서민금융의 수요 쏠림 : 정책서민금융의 복지적 혜택이 크므로 상업적 서민금융 외면
- 금리역전 : 정책서민금융의 경우 신용도가 낮은 수혜자가 시장에서 신용도가 더 높은 고객보다 더 낮은 금리의 대출 수혜
- 사후부실에 대한 책임소재 불명료 : 취급지침을 중시하고 복지적 특성으로 인해 사후부실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하지 않을 경우 여신심사 및 사후관리 취약
- 원리금 상환 의지 취약 : 정책서민금융을 보조금으로 인식하여 원리금 상환의지가 취약해지는 도덕적 해이 문제 가능성
- 대출 규모·금리·만기의 고정화 경향 : 운영상의 문제
즉, 제1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이미 1금융권 대출을 많이 받았거나, 신용등급이 좋지 않아 1금융권에서의 대출 금액이 적은 경우) 사람들은 이율이 높은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을 사용해야 한다. 반면, 이러한 사람들은 정책금융에서는 오히려 등급이 높아 이용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 반면, 신용등급이 매우 낮은 서민들은 정책금융에서도 선호하지 않아 대출받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민금융기관의 중금리 신용대출상품 취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10%대 중금리 신용대출 가능성 타진
이러한 중금리 신용대출을 하기 위해서는 서민의 신용등급 분류가 가능해야 한다. 즉, 현재의 신용등급 외 이 보고서에서 정의한 서민의 신용데이터 집중 및 축적 후 양적 신용정보에 의거한 신용등급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
- 관계형 금융을 강화하여 서민의 정성정보를 감한한 서민금융기관 신용평가 모형 개선
반면 정책서민금융은 서민금융기관의 장기 지속성 유지를 위해 10%대의 대출금리를 목표로 금리를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또한, 대출금리의 차별적 운영 : 복지성(긴급생활, 창업) vs 시장성(일반생활, 사업) 구분에 따른 금리 차별화 운영과 더불어 금리 운영에서도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 복지성(저금리에서 -> 시장금리), 시장성(시장금리 -> 저금리 : 고객 신용평가 후)
앞으로, 경제는 더 나빠질 것이고, 보증과 담보가 없는, 신용이 낮은 서민(고령화와 경제불황으로 인한 실업률 증가 등)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에 관계형금융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관계형 금융을 통해 축적된 정보를 통하여 서민금융형 신용평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매우 유의미하다. 사후관리자인 RM(관계형 금융의 대출관리자, Relationship Manager)이 가까이에서 보고, 추적한 정보는 일반 정보보다 매우 유효하다.
희망가게 사례를 보면 파산면책, 신용회복을 받은 후 희망가게 대출 지원을 받아 재기에 성공한 창업주가 많다. 그 이면에는 창업주의 성실함과 재능이 성공의 발판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제1금융권에서는 이들의 성공한 모습보다는 과거의 신용정보밖에 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창업주들은 급한 일이 있을 때마다 돈을 구하느라 애를 먹는다.
RM이 수집한 정보가 더 많은 곳에 통용되어 재기에 성공한 창업주에게 기회가 다시 주어졌으면 좋겠으나, 현재 서민금융이라는 통칭 아래 민관, 공공, 영리 금융서비스들이 모두 혼합되어 사용되고 있고, 그것의 분별이 명확하지 않다. 또한, 정보 공유에도 한계가 있어 민간의 한계, 공공의 한계, 영리의 한계를 각자 겪고 있다.
조금 더 자기 역할이 확실해져서 복지적 금융, 상업적 금융, 비영리 금융, 영리 금융 등의 구분이 더욱 명확해 지고, 다양한 서민들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받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