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천둥과 비바람으로 하늘이 분을 헤쳐내고 맞은 새벽.
호기심 많은 해양심층수와 함께 기차에 올랐습니다.
기차여행은 처음이라면 내내 창밖 풍경에서 눈을 뗄 줄 모르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서울촌놈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좀 처럼 갤 것 같지 않은 눅눅한 하늘.
물설고 말설은 부산에서 종일 이동하며 촬영장을 쫓아야 하는대 비까지? 아~이구야.
벌써부터 비 맞은 발바닥이 저려옵니다.
아침 9시. 부산역 도착.
바로 서대표의 미용실로 향했습니다.
서대표의 매장에 들어서니 제일 먼저 그의 동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십 여년을 한결같이 함께해준 그들에게도 연륜이 느껴지더라구요.
미리 도착한 조작가 팀은 매장을 돌아보며 분주히 장비를 세팅하고,
박작가는 서대표와 인터뷰에 들어갑니다.
자세히 다가가 인터뷰를 듣다보니 문뜩 그들의 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진한 염색이 밴 손톱과 곱게 다듬어진 손톱.
단아하게 날을 세운 손과 부러져라 펜을 꼬옥 쥔 손.
모양은 다르지만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손이 닮았다 싶었습니다. 왠지 찌리릿- 하더만요.
교통사고로 목에 깁스를 하고도 고객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장을 열었다는 서대표.
최근에 눈이 아파 검진을 받았다 하던대.. 자세히 살펴보니 곳곳에 서대표의 안경이 놓여 있습니다.
안경을 보면서 부디 큰 병 없이 쾌차하길.. 소심하게 속으로 바램합니다.
촬영 준비가 끝나고 드디어 촬영에 들어갑니다.
조작가는 배경을 설정하고 서대표에게 포즈와 표정을 주문합니다.
첫촬영은 연습. 대형카메라에 폴라로이드필름을 넣고 처~얼컥. 조리개가 무겁게 열리고 닫힙니다.
조작가는 그녀의 인터뷰를 들었던 걸까요?
아니면 한부모가정이라고 주눅들것 없다. 당당하자. 내 가정과 아이는 내가 지킨다는 모토로
불꽃튀는 삶을 살고 서대표를 꽤뚫기라도 한 걸까요?
프레임 안에 담긴 서대표는 당당한 전사 같습니다.
전시회에 걸리게 될 서대표의 ‘일’과 ‘꿈’은 어떤 모습일까요?
폴라로이드 사진 속 모습과 또 다를까요.
6월 29일이 기다려 집니다.
<함께 만드는 100가지 희망가게 ‘일’과 ‘꿈’> 희망가게는 저소득 한부모여성가장이 아이들과 함께 미래를 꿈 꿀 수 있도록 창업을 지원합니다. 올해 100호점을 맞는 기념으로 희망가게 여성창업인의 일과 꿈을 담은 사진전을 준비했습니다. 이번 사진전은 포토그래퍼 조선희님과 함께하며, 엄마사장님들의 일과 꿈이 담긴 사진을 통해 창업을 준비하는 또 다른 여성가장에게 희망의 메시지 전하고 싶습니다. 조선희 작가의 눈을 통해 바라보게 될 희망가게 창업인의 일과 꿈은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요. 그 80일간의 여정을 희망가게 블로거가 찾아갑니다. 지금 피드하시길~ ⊙ 일시 : 2011년 6월 29일 ~ 7월 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