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희망가게 매니저들은 사후관리 사례회의와 심사, 선정자 오리엔테이션으로 매달 만나 행사와 회의를 함께 합니다. 서울 모처 실내 회의실에서 벗어나 일 년에 한 번 지역 방문과 리프레쉬를 가능케 하는 ‘희망가게 전국 실무자 워크숍’ 올해는 전북 군산에서 진행 되었습니다.
서울-대전-광주-대구-부산. 전국의 매니저들이 각각 ktx를 타고 익산역에서 만나 렌트한 차량으로 함께 이동하였습니다.
‘익산역 처음 와 봐’
‘익산이 예전에 이리였어. 이리역 폭발 사고 못 들어봤어?’
‘난 익산 40년 만이야’
웅성대는 서울 촌 것들의 대화와 함께 승합차는 군산으로 출발합니다. 군산에 왔으면 짬뽕을 먹어야지! 여러 후보지를 무찌르고 방문한 중국음식점 ‘빈해원’ 옛 형태를 보존하여 문화재로 등록된 ‘빈해원’에서 짬뽕과 짜장면을 먹고 사진도 찍어봅니다.
배도 채웠으니 본격적으로 군산을 둘러볼까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초원사진관이 첫 번째입니다. 광주의 모 매니저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남편 젊었을 적 한석규 닮았다는 말 많이 들었었는데…’ 말줄임표에 많은 회환이 느껴지니 크게 성내지는 않기로 합니다. 이동 중 만난 ‘추억창고’ 아름다운재단이 있는 서촌 통인시장에도 있는 옛날 장난감과 불량식품을 생전 처음 보는 양 신기해 하는 매니저들의 뒷모습이 더욱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렇게 걷고 걸어 ‘동국사’에 왔습니다. 초파일이 멀지않아 연등 준비가 한창인데 왜 예쁜 연등과 촛불과 절 외향은 찍지 않고 더위 먹은 듯 지친 모습을 찍었는지 사진사에게 항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동국사를 나와 근대역사박물관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근대역사박물관에서는 각자 흩어져서 관람과 체험을 하였습니다. 곡창 지대이자 그만큼 일제의 수탈이 심했던 군산. 그 시절의 아픔을 느끼며 쌀 포대를 드는 두 매니저는 사진이 이 모양으로 나올 줄 상상이나 하였을까요?
새로운 곳에서의 회의는 어떤 분위기일까요? 호텔 숙소 카페에서의 회의는 우리에게 세련된 현대 직장인의 느낌을 심어주었습니다.
짬뽕 한 그릇만으로 군산 견학과 회의를 버티게 했던 것은 저녁을 맛있게 먹기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해 계산한 세밀한 계획의 일부였습니다. 군산이 고향이신 아름다운재단 매니저님의 어머니가 직접 예약해주신 식당에서 우리는 진정한 군산의 맛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워크숍 둘째 날 아침은 소고기뭇국입니다. 평소에 아침이라곤 커피나 빵 부스러기가 전부인 사람들이 왜 여행만 나오면 굳이 제대로 아침을 챙겨 먹겠다고 정색하는지는 심도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날의 메인 이벤트는 장자도 대장봉 등반과 선유도 산책입니다. 블로그에서 대장봉 쉬운 코스라는 말을 듣고 웃으며 등반할 계획이었다면 다시 생각해주세요. 시간도 짧고 어렵지도 않지만. 가파른 기울기의 계단. 전 너무 무서웠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아직도 모르겠는 게딱지 조형물 앞에서 단체사진도 찍어보고, 이번 워크샵의 마지막 단체사진(이라기엔 사진사 대구지역 매니저님이 빠져있네요)입니다. 좋은 날씨. 예쁜 하늘. 함께 하는 동료들과의 행복한 마무리였습니다.
2024년 현재 2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희망가게 사업. 그간 500호가 넘는 희망가게가 설립되었습니다. 전국의 실무자는 매일매일 새로운 도전에 때로는 아파하고 때로는 행복해 하며 그렇게 서로를 도닥이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경험과 고민으로 한 계단 업그레이드 된 희망가게 사업을 위해 또 다른 도전이 필요한 이 때. 전국의 희망가게 매니저들은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서로를 의지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루치 추억을 쌓고 돌아왔습니다.
글. 박소진 / 사진. 희망가게 매니저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