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살펴 보았듯이, 2000년대 초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은 민간 비영리단체를 주도로 시작이 되어 민간 기부금, 재정, 지자체 예산 등을 재원으로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운영했습니다.
마이크로 크레디트 창업 지원사업은 저소득층, 사회취약계층의 자립을 도와주는 ‘금융복지’ 입니다.
조금 오래된 자료 (제가 중학생일 때 자료)이지만, 2004년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한 달 수입이 최저 생계비의 120% (4인 가족 기준 월 135만원)이하인 빈곤층이 716만 명 이랍니다. ‘빈곤’ 이란 단어는 제게 막연히 두렵게 느껴지는 단어입니다. 그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습니다. 아무튼, 이 나라에 빈곤층이 716만 명 이란 건 무척 놀라웠습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보니 가계 빚이 곧 900조를 넘을 것 같다더군요. 900조 가늠이 안 되는 돈입니다. 특히 대부업체나 제 2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분들이 높은 이자율 때문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하더군요. 빚이 소득에 비해 너무 많아서 빚을 갚기가 어렵고, 이자는 쌓이고, 그럼 또 다시 대출을 받아야 하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도움을 주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민간단체들만의 힘으로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확대’ 시키는 데는 여러 어려움이 있어 왔습니다. 전국적인 접근성, 전문 지식, 그리고 무엇보다 ‘돈’이 부족했습니다.
2009년 말부터 정부주도의 ‘미소금융’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미소금융이란 아름다운 (美) 소액대출 (少) 대출이란 의미의 친(親)서민 금융지원제도 입니다.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할 수 없는 분들을 대상으로 창업 및 운영자금을 무담보, 무보증으로 대출해드리고, 성공적인 사업 위해 사업 타당성 분석, 경영컨설팅 지원, 사후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민간단체에서 10년간 지속해온 사업과 특별히 내용에 있어서 다른 점은 없습니다. 민간단체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한국에서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시작,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기에, 이 정부주도형 ‘미소금융’사업이 탄생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민간단체가 미흡하고 비효율적이기에 ‘정부’가 발 벗고 나섰다’고만 말하면 민간단체들이 많이 섭섭할 것 같습니다.
누가 지원 할 수 있나요?
미소금융의 지원대상자는 개인신용등급 7등급 이하로 저소득/ 저 신용계층에 해당하는 분들입니다. 7등급 이하, 즉 7, 8, 9, 10등급의 기존 제도권 금융업체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분들이 바로 미소금융의 지원 대상입니다.
미소금융중앙재단 홈페이지 (http://www.smilemicrobank.or.kr)에서, 지원 희망자는 자신의 신용등급을 무료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더라도 다음의 경우에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됩니다.
1. 전국은행연합회 신용정보전산망에 신용도판단정보 및 공공정보가 등재된 자
(예외 : 신용회복지원기관으로부터 신용회복지원중인자 중 2년 이상 변제금을 성실히 납입한 자, 개인회생 신청자 중 법원으로부터 면책이 결정된 자, 개인파산 신청자 중 법원으로부터 면책이 결정되었으며, 면책 결정일로부터 5년 이상 경과한자)
2. 보유재산이 과다한자.
특별시, 광역시, 대도시 거주자는 보유재산 1억 3천 5백 만원 이상 지원 불가.
기타지역 거주자 보유재산 8천 500만원 지원 불가.
3. 보유재산 대비 채무가 과다한자
보유재산의 50% 이상이 채무인 경우 지원불가.
4. 미소금융중앙재단, 정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이미 금융 지원을 받은 경우 지원 불가.
담보나 보증이 필요한가요?
이 사업의 목적은 ‘금융취약계층’ 즉 기존 금융권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 받으실 수 없었던 분들의 ‘경제적 사회적 자립’ 입니다. 저 신용, 저 소득 영세 자영업자 분들 담보, 보증 없이도 대출 받으실 수 있습니다.
담보와 보증 없이 돈을 빌려준다면, 금리가 무척 높을 거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대부업체들은 빌려준 돈을 못 받을 경우를 대비해, 저신용자에게 40% 가까운 고금리를 매기고 있습니다. 미소금융의 금리는 연 4.5% 내외입니다. 2009년 말 미소 금융 사업이 시작된 이래, 총 1만 6천여건, 3000억 원이 대출 되었습니다.
그 많은 돈은 어디에서?
3000억이란 돈은 누구의 돈일 까요? 정부가 세금을 이용해서 대출 사업을 하는 걸까요?
2009년 9월 17일 정부는 미소금융사업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 내용은 미소금융 재원은 민간 기부금만으로 조달하고, 미소금융 운영 역시 민간영역이 담당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놀랍게도, 계획 발표 한 달 만에 기업과 은행은 2조원을 내놓기로 약속합니다.
뭐 몇몇 사람들은 재원을 지원할 재계와 금융권에 정부 압력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합니다. “정부, 금융감독기관의 권력을 오남용이다.” “성과가 좋더라도 절차가 잘못되었다.” 라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기부의 모양새가 어떻던 돈이 모였고, 그 돈은 당연히 잘 쓰여야겠지요.
돈을 약속한 기업 은행들은 ‘삼성 미소금융재단’, ‘롯데 미소금융재단’, ‘KB 미소금융재단’ ‘우리 미소금융재단’ 등 각기 자신의 이름을 딴 미소금융재단을 설립하였습니다. 이들은 전국에 100여개의 미소금융지점 – 현대차미소금융재단 서울동대문출장소, LG미소금융재단 서대문 지부 등-을 설립하여 미소금융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거주지 주변 미소금융지점은 http://www.smilemicrobank.or.kr/ 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글쓴이: 희망가게에서 인턴하고 있는 정우용입니다.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많이 담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