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희망가게와 함께하는 사람들_’사업탐구와 실행력, 정보활용이 단단한 창업으로 이어진다’ 강소성 광주 지역 심사위원

“창업분야도 결국 정보싸움이에요.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가 사업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죠. 여기에 하나 더하자면 소비자 니즈에 바로 대응해야 합니다. 소비 트랜드는 빠르게 변해요.”

2021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5년차 창업기업 생존율은 29.2%. 창업의 어려움이 실감되는 수치인데요. 그만큼 자신만의 사업을 만들어 자립하는 게 힘든 도전임을 보여줍니다. 

이런 가운데 한부모 여성들은 여러 어려움을 안고 창업의 출발선에 섭니다. 창업 과정에서 한부모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그들이 필요한 바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들에 대해 광주에서 음식업과 서비스업 분야의 창업 컨설팅을 주로 해온 강소성 심사위원의 시선으로 답을 내보았습니다.

강소성 심사위원이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희망가게 광주지역 강소성 심사위원

 

한부모 여성의 창업 현실

“2010년 광주에서 장애인기업지원센터라는 장애인 창업지원기관이 생겼어요. 저는 그곳의 설립 초창기부터 장애인 지원업무를 도왔습니다. 비장애인들이 하는 창업시장도 어렵지만 약자인 장애인들의 창업은 더욱 어렵게 느껴졌어요.”

강소성 심사위원은 1999년 설립된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창업 컨설팅을 시작했습니다. 2010년 광주에 장애인기업지원센터가 설립됐는데, 이때 그는 장애인 창업에 대한 지원업무에 참여하면서 사회적 약자가 처한 창업 현실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이후 강 심사위원은 아름다운재단 희망가게로부터 심사위원 제의를 받게 됩니다. “장애인들도 창업이 어려운데 한부모 여성들도 못지 않게 힘들겠구나 싶었어요. 장애인은 부모 등의 보호자가 있는데 한부모 여성들은 본인이 가장 역할을 하잖아요. 어쩌면 더 힘든 환경일 수 있는 거예요.” 그가 바라본 한부모 여성의 창업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창업의 출발선에서 다른 이들과 동등하게 경쟁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었죠. 강 심사위원이 제안을 받아들여 시작된 희망가게와의 인연은 어느덧 10년째가 되었습니다. 

 

창업에서 실제로 필요한 전문성이란?

“음식점 창업으로 생계를 해결하겠다는 분들이 있어요. 이중 몇몇은 내가 여성이고 주변에서 내가 한 음식을 맛있다고 하니 창업해도 성공할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그건 일반론이거든요. 창업을 하려면 주변의 소수가 아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요리하면서 맛을 표준화시키는 식으로 접근해야 해요.”

강소성 심사위원이 창업역랑으로 꼽은 요소는 사업에 대한 전문성입니다. 이는 주변 소수의 의견보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을 고려할 때 제대로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강 심사위원은 전문성을 기르는 과정에 대한 예시로 창업이 활성화된 해외 사례를 들었습니다. 창업 아이템에 대한 이론공부, 관련 자격증 취득, 창업하려는 분야 업체 입사 후 실무경험 쌓기. 이런 식으로 창업 성공률이 높은 나라의 준비과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겁니다.

“음식업 창업을 한다면 적어도 조리사 자격증 정도는 취득해야 해요. 그래야 음식에 대한 기본체계나 이론을 알 수 있어요. 많은 것을 준비한 상태에서 창업해도 성공 확률이 30% 미만인데, 그것마저 준비 안 하면 실패율이 더 높아질 거예요.”

강 심사위원은 창업자의 전문성을 가늠할 다른 요소 또한 제시했습니다. 창업자의 서비스가 해당 시장에서 차별성을 갖고 있는지, 서비스를 경험한 소비자가 반복구매를 하며 주변에 추천하는지, 이런 부분이 확인 가능해야 창업자로서 역량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이밖에 강 심사위원은 사업예산의 현실성을 고려하거나 사업의 보완점 마련 등 지원자가 창업가의 관점을 갖췄는지 여부도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소성 심사위원이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희망가게 광주지역 강소성 심사위원

 

창업자는 일에 대한 탐구와 피드백으로 성장한다

“도배업 창업을 희망하는 분의 현장심사를 한 적 있어요. 도배기능사 자격증을 따고 아파트 등 건축현장의 하청팀에 들어가 2년 동안 도배하고 장판도 깔아보셨더라고요. 집주인의 성향이나 주거지의 조건 등에 따라 벽지시공의 방향이 달라지는데, 그런 데 대한 공부도 상당히 많이 한 상태였고요. 시공했던 곳들의 사진을 찍어 포트폴리오를 갖출 만큼 준비성도 좋았습니다.“

실무경험을 쌓으면서 배운 점을 거듭 생각하기, 그 다음에는 알게 된 바를 현장에 적용해보기. 이 지난한 과정 끝에 한부모 여성은 역량 있는 창업자로 성장합니다. 강소성 심사위원은 이런 부분의 좋은 본보기가 된 희망가게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그만큼 일에 대해 연구하고 현장에 적용해보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강 심사위원은 창업과정에서의 준비가 잘될수록 창업 성공률이 높아진다고 했는데요. 실제로 도배업 창업을 한 해당 지원자는 점차 사업규모를 늘려 재하청을 줄 만큼 성장했습니다. 

“2년에 걸쳐 계속 1차 기초면접에 도전한 분이 있었어요. 거듭 지원하는 과정에서 탈락 때 심사위원들이 한 피드백을 계속 반영해 오시더라고요. 세 번의 도전 끝에 지원자로 선정됐는데, 그분을 보면서 탈락이 꼭 창업 지원자에게 나쁜 영향만을 주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어요.”

이어 강 심사위원은 의류 소매업에 도전한 젊은 지원자의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이 지원자는 거듭된 탈락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사업 아이템을 구체화했고, 결국 창업에 도전할 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는데요. 몇 번의 탈락을 거쳤지만, 그 과정에서 들은 피드백이 되려 창업의 꿈을 한층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 경우입니다.

 

창업에서 어려운 상황을 만나면? 그에 맞는 지원사업과 매칭할 것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사업을 잘 찾아보면 창업분야에 따라 낮은 이자나 무담보 신용대출을 해주기도 하고요. 사업을 하는 도중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컨설팅이나 멘토링을 해주는 지원책도 있어요. 빚을 진 채 창업을 실패했다면 정부에서 이전 사업의 부채는 묶어두고 신규 자금을 지원해주기도 해요.”

창업 전 준비부터 창업 실행, 이후의 운영까지. 창업의 전 과정은 어쩌면 끝없는 도전의 연속일 겁니다. 한부모 여성의 입장에서는 해당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지 막막할 텐데요. 이에 대해 강소성 심사위원은 정부지원사업에 대한 여러 정보를 알아보라 조언했습니다.

이는 창업 비용지원은 물론 기술전수 등 사업 아이템과 관련된 전문성을 키우는 지원사업이 정부 차원에서 촘촘하게 설계돼 있다는 건데요. 정보를 많이 알아두고 사업운영에 잘 활용한다면 창업 후 생존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겁니다.

강소성 심사위원이 환하게 웃고 있다
희망가게 광주지역 강소성 심사위원

 

희망가게와 함께 성장한 한부모 여성의 의미

“소비자는 창업가가 장애인이건 비장애인이건, 한부모 여성이건 상관 없이 사업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요. 일반인들과 똑같은 출발선에서 경쟁하기가 어려운데, 희망가게에서 한부모 여성에게 자금이나 컨설팅 등 여러 지원을 하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몇 발자국 앞서서 출발하게 돼요.”

창업 컨설팅 분야에서 20년 넘게 일해온 강소성 심사위원. 그가 살펴본 희망가게의 창업지원 시스템은 꽤 체계적입니다. 창업에 대한 지원자들의 기본 소양과 전문성, 마인드를 심사하는 기초면접. 지원자들의 창업분야 기술력을 테스트하는 심층면접. 여기에 창업 마지막 단계에서 멘토나 컨설턴트가 함께 해 창업자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과정까지 포함됩니다. 이 과정에서 창업에 도전한 한부모 여성은 빠르게 사업을 안착시켜 나갑니다. 

“희망가게가 오랜 기간 동안 한부모 여성의 창업을 지원하고 성공사례도 많이 나왔어요. 하지만 아직 희망가게가 있는 줄 모르는 대상자들이 상당히 있을 거예요. 대중을 대상으로 사업을 홍보하거나 유관기관에 알려서 지원 대상자의 풀을 넓혀도 좋을 것 같아요.” 

강 심사위원은 희망가게의 사업이 널리 알려져 사회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길 바랐습니다. 그는 희망가게의 성공사례를 적극적으로 찾아 알리고, 그걸 통해 희망을 품고 찾아올 분들이 더 많이 생기길 바랐는데요. 이는 한부모 여성의 성공이 한 개인의 일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 이들을 둘러싼 이웃이 함께 행복해지면서 지역사회에서 좋은 역할을 해내는 부분까지 고려하기에 품은 기대입니다. 

“희망가게 지원 대상자로서 창업에 성공한 분들은 개인적으로 마음의 빚이 있다고 생각해요. 희망가게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자신처럼 어려운 사람이나 혹은 더 힘든 상황에 놓인 사람이 있으면 기꺼이 도우려는 마음이 강하게 드는거죠. 그런 점에서 희망가게 사업이 사회적인 비용을 절감하는 역할도 한다고 봐요.”

창업에 도전하는 한부모 여성. 이들을 돕는 일은 그들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한부모 여성의 행복이 이들의 지역공동체까지 따뜻하게 만드는 것. 결국은 그 공동체가 모여서 이뤄진 사회를 더 나은 모습으로 만드는 일이죠. 많은 이들이 희망가게라는 울타리 안에서 한부모 여성이 일구는 창업의 꿈을 계속 응원하는 이유일 겁니다. 

강소성 위원이 카메라를 응시하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희망가게 광주지역 강소성 심사위원

글 이상미 | 사진 임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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