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사후관리의 재미

지난 주 월요일(1월 9일) 3개 매장 사후관리를 다녀왔습니다.
서로 근처에 계셔서 하루 만에 다 돌 수 있는 거리입니다.

# 첫번째 매장 : 피자 배달점

오후 2시경, 배달원만 계시고, 사장님이 안계십니다. 
한 10여분 기다리니, 사장님 눈이 퉁퉁 부은 채 나타나셨습니다.

사장님 왈
“어제 막거리 한 병 마셨더니, 힘드네…”

그렇습니다.
어제 배달원과 호흡이 척척 맞아 200판 정도 배달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 함께 회식 ~~~

수지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헉, 지난달 매출 3700만원 !!
최근 장사가 안되어 매출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는데,
겨울 방학 맞아 매출이 부쩍 올랐습니다.

추운 겨울 애쓰신 보람이 있어 기분이 좋습니다.
이야기를 하다, 문득 손을 보니, 손이 말이 아닙니다.

재작년 겨울 추운 매장에서 일하시다 동상에 걸렸습니다.

이후 관리를 한다고 했지만, 쉬는 날 없이 밤 늦도록 일하다 보니
1년이 지났어도 상처가 낫지 않고, 흉터가 되어 버렸습니다.
 
 

상처와 흉터 투성이인 손을 보니 맘이 좀 아픕니다.
그래도 3700만원이라는 매출은 좋네요. ^^;

#두번째 매장 : 도시락집

두번째 매장은 도시락집입니다. 
언제나 콧노래를 부르며 일하시는 사장님이 계신 곳.

가기 100m 전 부터 슬며시 웃음이 납니다.
갈 때 마다 반갑게 맞아 주시니, 가는 걸음이 가볍습니다.

또 갈 때마다 주전부리를 챙겨 주십니다.
당신이 매장에서 드시는 요쿠르트, 땅콩, 고구마, 귤 등
심심할 때 마다 드시는 음식들을 제게 권해 주십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마다 하지 않고 홀딱 받아 먹습니다. ^^
워낙 맛있습니다.
땅콩도 사장님이 볶으면 더 맛있고, 고구마도 사장님이 구으면 더 맛있습니다.

그날은 들깨차를 내오셨습니다.
시골에서 올라온 들깨와 꿀을 섞어 주셨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차, 달달하고 고습고, 시골 엄마 맛입니다.

수지를 확인해 보니 조금 떨어졌습니다.
항상 거의 비슷했는데, 이유는 알 수 없고 매출이 떨어졌습니다.
흠.. 금년 봄에 도시락 매출을 지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행히 아드님이 수능 시험이 끝나고 놀고 있는 터라,
배달 인건비를 아껴 수익을 내고 있다는…. ㅠ.ㅠ

그래도 도시락 사장님은 항상 즐겁게 일하시기 때문에 걱정되지 않습니다.
곧 봄이 오면 다들 봄나들이 가실터이니, 도시락 매출이 쑥 ~ 오르겠지요? ㅎㅎ



# 세번째 매장 : 찌개집

대학교 앞이라 방학이면 비수기가 되는 찌개집입니다.
현재 방학기간, 수지가 어찌 떨어져 있으려나.. 걱정하면서 걸음을 옮겼습니다.
매장에 가니, 사장님 막내따님이 앉아서 숙제를 하고 있네요.

공부를 그렇게 잘해 사장님의 보물 중에 보물입니다.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인데 못하는게 없습니다.
한자, 영어, 글짓기, 수학 등등 방 하나 가득 상장입니다.

 

[아이의 독서 감상문]                          

 

매장 방문 할 때마다 사장님은 따님 자랑이 한바닥입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제 맘까지 훈훈합니다.

딸 자랑을 얼마나 하고 싶으실까요?
이 사람에게도 하고 싶고, 저 사람에게도 하고 싶고.
그 맘 알 것 같습니다. ^^

수지 확인해 보니 매출이 괜찮습니다.
예년에 비해 수익이 나아졌습니다.
작년 이맘 때는 적자를 보셨는데, 지금은 흑자 ^^

다행히다 싶습니다. 

# 소소한 재미

사후관리 다니다 보면, 사장님의 이런저런 사는 재미가 느껴집니다.
어느 사장님은 매출이 좋아서 힘이 나시고, 어떤 사장님은 교회 일이 신이 나시고,
또 다른 사장님은 온 맘 속에 자녀가 가득 차 있습니다. 

그 재미가 저에게도 느껴져 힘이 납니다.

오래 간만에 매장 방문 했는데, 좋은 소식 한가득이여서
늦은 퇴근 이였지만, 기분 좋은 하루 였습니다.

 
 

1 내용

  1. 가회동 썬그리

    맘이 따땃해짐니더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