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 선순환되는 날을 꿈꾸는 먹방 분식 – 희망가게 전수자 안정일 대표

<희망가게 전수창업>은 2017년 아름다운재단이 충청권역에서 진행한 시범사업으로, 희망가게로 성공한 선배 창업주가 후배 창업주에게 직접 창업아이템을 전수하고, 전수 후 아름다운재단이 창업자금 대출지원, 매장오픈컨설팅을 진행한 사업입니다. 현재 충청권지역에서 두 매장이 성공적으로 전수를 받아 오픈하였습니다.

희망가게 71호점 먹방 분식의 안정일 사장님은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밝고 환한 웃음으로 보는 이의 입가를 절로 미소 짓게 한다. 옆집 언니처럼 다정다감한 안정일 사장님은 희망가게 324호점이자 전수 창업 1호인 언니네 분식 이미주 사장님의 전수자이다. 자신의 가게를 운영하는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전수 창업에 함께 하게 된 사연이 궁금해졌다.

희망가게 창업자에서 전수자가 되기까지 

“저에게 딸이 세 명이나 있어요. 어린 딸들이 장성해서 지금은 성인이 되었는데, 형편이 정말 어려울 때는 수중에 차비만 있었던 적도 있어요. 그때 희망가게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제가 그동안 받은 도움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전수 창업에 동참하게 되었어요. 어린 딸을 혼자 키우는 미주씨를 보면서 어려운 시절의 제가 겹쳐 보이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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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가게 71호점 ‘먹방분식’ 안정일대표

처음 전수를 시작하기 전에 안정일 사장님은 조금 걱정이 들기도 했다. 모든 요리의 기본은 손맛인데, 이미주 사장님이 혹여 손맛에 대한 감이 많이 부족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이미주 사장님의 어머님이 식당을 하셔서 그런지 이미주 사장님 또한 기본 손맛에 대한 감이 탁월했고 하나를 가르쳐 주면 그 이상으로 해내곤 했다.

전수 포인트, 장사의 미덕과 기술

“장사를 처음 시작할 때 손님을 돈으로 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음식과 손님을 대할 때 절대로 계산기를 두드려서는 안 돼요. 그 진심을 손님 또한 귀신처럼 알아보기 마련이지요. 손님을 친절하게 대하는 것과는 또 다른 것인데요. 서로의 기운, 진심 같은 것들이 손님과 음식에도 그대로 전해진다고 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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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가게 71호점 ‘먹방분식’ 안정일대표

이처럼 안정일 사장님은 가게를 운영하는 철학과 가치를 이미주 사장님께 가장 먼저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물론 실질적인 아이템 전수와 조리법, 가게 운영도 중요한 부분이다. 음식의 레시피, 손님의 성향을 파악하고 대하는 방법을 비롯해 채소, 과일 등을 구매하는 시장 거래처까지 세세한 정보들도 가르쳐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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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가게 전수대상자 이미주대표와 전수자 안정일대표

주요 전수 메뉴는 ‘치자’가 들어간 튀김, ‘과일 육수’로 숙성시킨 쌀 떡볶이, ‘한약재와 강황’이 들어간 닭강정이었다. 안정일 사장님은 음식을 할 때 항상 자신이 먹어서 좋은 것을 손님에게도 대접하려고 노력했고, 언니네 분식에도 그것을 전하기 위해 애썼다고 했다.

전수자와 전수 대상자, 그 특별한 인연

하지만 안정일 사장님과 이미주 사장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국면에 잠시 봉착하기도 했다. 언니네 분식을 막 창업할 당시에 근처 분식집의 텃새가 유별나게 심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잘 이겨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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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가게 71호점 ‘먹방분식’ 안정일대표

“저도 한때 미주씨와 같은 입장 속에 놓인 적이 있잖아요. 전수자와 전수 대상자로서의 관계뿐 만이 아니라, 함께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언니 동생으로서 어느 순간 서로 어려운 속내를 이야기하며 고비를 함께 넘겼어요. 때로는 내 가족도 해줄 수 없는 것을 남이 곁에서 해주는 게 있더라고요. 무엇보다 미주씨가 가르쳐주면 워낙 잘 해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이 있었어요.”

안정일 사장님은 무사히 창업 전수를 마치고 새로운 창업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카이스트 교내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가게를 준비 중인데 두려움보다는 설렘, 앞으로도 도전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얼굴에는 환한 빛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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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가게 71호점 ‘먹방분식’ 안정일대표

나눔이 선순환되는 날을 꿈꾸며

“어느 순간 만나는 사람마다 저처럼 밝게 웃는 사람을 처음 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곤 해요. 저라고 왜 힘든 순간이 없었겠어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을 했어요. 그리고 자신에게 수고했다. 뒤로 물러서지 말라고 격려해줬어요. 그런데 어느 날, 거울 속의 나를 보니 그 웃음이 제 삶의 일부가 되어 있었어요.”

그동안 자신이 받은 것들을 잊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계속 나누고 싶다는 안정일 사장님은 함께 나누는 삶을 통해 삶을 변화시키고 그 나눔이 계속 이어지며 선순환되길 바란다.

“지금 자신이 벼랑 끝에 서 있다고 느껴지시는 분이 있다면, 발로 찾아가서 문을 두드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제가 벼랑 끝에서 여기까지 온 것처럼요. 희망을 잃지 마세요.”

글 허나영 ㅣ 사진 전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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