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

O미용실 촬영을 마치고 서둘러 두 번째 매장을 찾았습니다.
이곳도 미용실. 가족이 모두 나와 사진 촬영을 기다립니다.
가족사진 찍기가 번잡스러워 좀처럼 찍지 못하던 차 이번에 작가의 작품 사진으로 길이 남겨보려 합니다.

2살 막내딸, 초등학교 1학년 둘째딸, 중학교 1학년 첫째딸, 그리고 할머니.
창업주와 그녀의 가족이 우리를 맞습니다.

조선희 작가, 매장에 도착하자마자 휙휙 돌아다닙니다.
컨셉트를 찾기 위해 매장 이곳저곳을 둘러봅니다.

매장 뒤 창고를 확인하더니 스태프 모두 부릅니다.
“여기 어때? 벽돌이랑, 빨래 괜찮지? 이 느낌 살려보자” 스태프 착착 준비 시작합니다. 

 


음.. 제가 보기에는 빨래가 널려 있는 지저분한 생활공간인데 작가에게는 “멋진 그림”이 연상되나 봅니다.

좁은 통로를 지나야만 있는 뒤쪽 창고 공간. 쓰레기도 쌓여 있고, 걸레도 널려 있습니다.
심지어 옆에는 푸세식 화장실입니다. 이곳이 왜 멋질까? 나름 상상해 보지만, 좀처럼…
벽돌 모양이야 이쁘긴 하지만… 빨래가 총천연색으로 반짝거리는 것도 아니고… 과연 무엇을 찍을지 궁금해 집니다.

곧이어 복도 끝 밝은 빛 속으로 파사체가 우르르~ 들어갑니다.
스태프들은 비좁은 복도를 꽉 채웁니다. 
촬영 시작!! 작업하는 스태프 사이로 저도 가족 사진을 담았습니다.

 

보이세요?
저기 어둠에서 한줄기 빛처럼
소담하게 서 있는 한 가족!

실제 작품은 더 멋질 것 같습니다.
어두운 복도가 액자가 되고,
빛을 받은 가족은 환하게 빛나겠지요? 훗훗

 

 

복도에서는 연신 “움직이지 마세요, 표정 좋아요” 소리가 들립니다.
촬영이 계속되는 동안 저는 매장을 둘러봅니다.
저에게 우연스럽게 잡힌 피사체 하나.

제 작품입니다.
미용실에 흔하게 있는 작업대에 놓여 있는 떼 뭍은 고무장갑, 막내딸 젖병,
어버이날 카네이션.
창업주의 “일과 꿈”이 고스란히 놓여 있습니다.
ㅎㅎ 소심한 O형도 이참에 사진작가 도전해 볼까요?
소심해서 남들에게 작품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걱정부터 앞섭니다.

1차 촬영 끝나고, 아이는 밖에서 동네 친구들과 놉니다.
한가한 아이의 오후
뒷짐을 지고 매장 안팎을 돌아다닙니다.
유치원에서 배운 것 같다는데 어찌나 천연덕스럽게 돌아다니던지, 배꼽빠지게 웃었습니다.
그러더니 미용의자에 앉아 헤어롤(구르프)를 쥐고 제 머리에 헤어롤을 올립니다.
“아 예쁘다” 분홍 핀 옆에 분홍색, 푸른색 그루프가 꽃처럼 아이 머리를 가득 채웁니다.

 

<함께 만드는 100가지 희망가게 ‘일’과 ‘꿈’>
_조선희가 만난 희망가게. 두개의 상像

희망가게는 저소득 한부모여성가장이 아이들과 함께 미래를 꿈 꿀 수 있도록 창업을 지원합니다. 올해 100호점을 맞는 기념으로 희망가게 여성창업인의 일과 꿈을 담은 사진전을 준비했습니다.

이번 사진전은 포토그래퍼 조선희님과 함께하며, 엄마사장님들의 일과 꿈이 담긴 사진을 통해 창업을 준비하는 또 다른 여성가장에게 희망의 메시지 전하고 싶습니다.

조선희 작가의 눈을 통해 바라보게 될 희망가게 창업인의 일과 꿈은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요. 그 80일간의 여정을 희망가게 블로거가 찾아갑니다. 지금 피드하시길~

⊙ 일시 : 2011년 6월 29일 ~ 7월 5일
⊙ 장소 : 서울 
인사동 133번지/노암갤러리

 

One thought on “한 가족

  1. 지나다 says:

    ㅎㅎㅎ 마지막에 꼬마가 구르프 말고 있는 장면, 넘 귀여워요. 뒷짐지고 있는 모습도..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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