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여성가장 창업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희망가게팀이 유럽의 마이크로크레딧 사례를 배우기 위해 영국, 프랑스, 벨기에에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실제 내로라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단체를 찾아가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도 하며, 희망가게가 달려온 10년을 다시 돌아보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잠깐이지만 낯선 곳 낯선 문화를 경험하며 실무자들의 지친 피로도 달랠 수 있는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여기 그 얘기들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의 마지막 일정

 

벨기에 그랑플라스 광장에서 희망가게 팀원들과 함께

 

야경이 아름다운 그랑플라스(Grand Place)가 인상적이었던 벨기에 브뤼셀에서의 마지막 날.

요즘 인기많은 ‘비정상회담’에 나오는 벨기에 꽥꽥이 줄리안의 밝은 이미지 때문인지 브뤼셀은 줄리안처럼 쾌활하고 재치가 넘치는 따뜻한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기회가 된다면 제대로 여행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벨기에, 어떤 나라?

벨기에는 대한민국의 약 1/3정도 면적에 인구수 천만명 정도의 작은 나라로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룩셈부르크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방문했던 아기자기한 멋이 있는 브뤼셀이 벨기에의 수도이다.

 

벨기에는 고유언어가 없고 네덜란드어, 불어, 독일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한글이라는 자랑스러운 언어를 가진 대한민국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조금 생소한 일인 것도 같다. 아무래도 여러 나라와 국경을 접해있다보니 역사와 지리적인 영향이 큰 것 같다. 그럼 다시 연수 후기로~벨기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검색 필수!

MicroStart(마이크로스타트)

 

우리가 마지막으로 방문한 기관은 2011년부터 벨기에의 마이크로크레딧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마이크로스타트(microStart)’였다. 입구를 들어서자 수줍은 미소로 반겨주던 직원분들에게 구수한 발음으로 ‘봉주르~‘하며 인사도 먼저 건네보았다. 다락방으로 통하는 것 같은 긴 계단을 올라, 작지만 밝고 전망이 좋은 회의실로 안내 받아 마이크로스타트에 대한 소개를 받았다.

마이크로스타트는…

마이크로스타트는 한국의 여러 마이크로크레딧사업처럼, 신용이 좋지 않거나 담보 또는 보증인이 없어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창업자금이나 사업운영자금을 소액대출의 형태로 지원하여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자금 대출은 물론 창업에 필요한 법적, 행정적 지원이나 창업절차에 관한 교육도 진행이 된다고 한다.

지원내용은 용도에따라 최대 대출액은 10,000€(한화 1370만원정도)이고, 이율은 8~10%라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지원된 평균 대출액은 한사람당 5,000€(한화 684만원정도)라고. 한국시장을 생각하면 창업을 하기에는 조금 모자란 돈 같아 보이기도 하고 이율도 그다지 낮은 편은 아닌 것 같지만, 앞선 기관들을 통해 유럽의 어마무시한 사채 이자 수준을 대충 알고나서인지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지원이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크로스타트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워낙 소액의 자금이라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없을 줄 알았는데, 실제로 사업을 진행한 결과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사업 시작 이후 3년동안 지원을 받기위해 방문한 사람이 브뤼셀 지점에만 3700개 정도가 된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던 사업인지 알 것 같다.

Microstart(마이크로스타트)사업 설명을 듣는 중

 

여러모로 ‘희망가게’ 사업과 유사한 점도 많고, 다른 점도 많아 모두들 열심히 집중해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특히나 인상깊었던 것은 대출지원을 받기위해서는 가족이나 친구 등 보증인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물론 보증인이 있다는 것은 신청자에게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라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보증잘못섰다가는 폐가망신한다’라고 할 정도로 보증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 보증인을 세우기가 쉽지 않으니까. 그리고 신청자 본인의 사업성, 성공의지를 보고 지원을 하는 희망가게사업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기도 하고.

그리고 벨기에에서는 사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회계관련 내용 등의 시험을 통과해야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데, 앞서 얘기한 것처럼 벨기에에서는 여러 언어가 사용이 되고 각 지역별로 통용되는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해당지역의 언어로 시험을 치러야 된다고 한다. 한가지 언어도 제대로 익히기 어려운 나로서는 꿈도 못 꿀 일이다. 혹시나 벨기에에서 창업을 희망하는 분이 계시다면 각오하셔야 하겠다.

이래저래 비교해봐도 여러모로 ‘희망가게’가 참 괜찮은 사업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미팅이 끝나고 마이크로스타트 직원과 단체사진

 

마지막으로, 컴퓨터가 말썽을 부러 당황하면서도 짐짓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며 우리에게 기관과 사업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던 순수청년 Florian Genot씨에게 감사인사를 드리며 방문 소감을 마친다.

해외연수가 끝나고

출발하기 직전까지만해도 늦은 시간까지 업무에 시달리며 과연 이 시점에 해외연수를 갈 수 있을까 고민을 했더랬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사전조사보다는 당장 눈앞에 닥친 신규매장 오픈, 갑자기 터진 영업종료 건 처리 등에 신경이 쏠려 있었다. 모든 일을 일시정지 상태로 두고 떠나면서도 ‘유럽방문’보다는 ‘기관방문’이었기 때문에 큰 감흥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첫 기관을 방문하면서부터 느껴졌다. 그곳은 유럽이었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직장을 포기하고 나와 사회적 목적을 위해 일하고 있음을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들과 일상처럼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었다. 언젠간 우리도 다양한 전문가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한층 더 성숙한 지원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해 보았다. 

대한민국 부산에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그때 더 많이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쉽게 오지 않는 기회인데… 유럽으로의 연수라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기회를 통해 조금 더 넓은 마음과 시야를 가지게 된 것 같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분들과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희망가게>
저소득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무보증 신용대출(마이크로크레딧)방식으로 창업을 지원합니다. 2004년을 시작으로 2015년 1월 현재 수도권을 비롯하여 원주, 춘천, 대전, 천안, 청주, 대구, 경산, 구미, 포항, 광주, 목포, 부산, 김해, 양산에 이르기까지 220여 곳의 사업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나눔의 선순환을 지향하는 희망가게, 창업주들이 매월 내는 상환금은 창업을 준비하는 또 다른 여성가장의 창업자금으로 쓰입니다. 
 
<아름다운세상기금>
서경배(아모레퍼시픽 대표) 님를 비롯한 그 가족은 2003년 6월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인 자립을 지원하는 <아름다운세상기금>을 조성하였습니다. 이 기금은 우리 사회 가난한 어머니들과 그 자녀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길 바랬던 장원 서성환(아모레퍼시픽 창업주) 님의 마음과 고인에 대한 유가족의 존경이 담겨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