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모르는 이를 위해 미리 값을 지불하는 서스펜디드 커피

서스펜디드 커피, 들어보셨나요?

서스펜디드 커피‘란 누군가를 위해 그가 마실 커피의 값을 미리 지불해 놓는 커피다. 서스펜디드 커피의 유래는 이탈리아 나폴리 ‘까뻬 쏘스페쏘(caffè sospeso)’ 라는 오랜 전통에서 시작되었는데 아래 사진이 SNS을 통해 확산되면서 세계 많은 이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서스펜디드 커피 http://www.suspendedcoffees.com

 

누군가가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커피값을 내면 그 카페는 누군가가 대신 커피값을 내 놓고 갔다는 표시를 해 두게 되고, 지나가던 노숙인이나 어려운 사람들이 오면 ‘이미 계산되었습니다’ 라고 하며 무료로 이용하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어떤 가게에는 이렇게 어떤 한 사람이 자신 뒤의 한사람을 위해 내 놓은 커피값 때문에 A는 B의 것을 B는 C의 것을 C는 D의 커피값을 미리 내주는 순환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계산 에피소드도 일어나고 있다고. 

물론 이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은 듯 하다. 뒤에 오는 사람이 노숙인이라고 치자, 미리내커피가 있다는 사실을 얼마나 많은 노숙인이 알까,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커피값을 미리 낼까. 그리고 커피가 아무리 국민음료화 되었다고 하지만 미리낸 커피를 제공받을 수 있는 사람은 노숙인, 노인, 아동들이 많을 것인데 차라리 따뜻한 한끼가 낫지 않을까 하는.. 

따뜻한 커피한잔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안정을 준다

합리적소비 = 가치소비

이는 소비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사회적으로 합리적소비라는 개념이 달라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합리적인 소비란 알뜰한 소비 즉 최저의 가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요즘은 윤리적 소비, 가치 소비와 같은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할까? 서스펜디드 커피집이 유명세를 타는 것은 상품과 서비스에 나눔의 가치를 더했기 때문이다. 

어쨋거나 이러한 흐름을 타고 한국에서는 서스펜디드 커피와 유사한 ‘미리내가게’ 라는 나눔운동이 있는데, 자발적으로 ‘미리내’ 인증마크를매장 앞에 비치하고 커피 뿐만아니라 다양한 업종과 품목들에 적용하고 있다. 

<미리내가게 http://www.pinterest.com/mirinaeso>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가게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위해 창업을 지원하는 희망가게사업을 맡고 있다보니 많은 창업주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이들에게는 ‘나눔’이라는 키워드가 생활에 체화되어 있음을 종종 본다.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기에 함께 동참하고 싶다며 기부금과 편지를 보내오는 창업주, 500원 앞머리 커트값을 기부하고, 음식점에서는 쿨피O라는 음료 매출액을 기부한다. 돈만 기부하는 것이 아니다. 양로원에 찾아가 미용재능기부를 하기도 하고, 아이와 도시락 배달봉사를 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재능도 여러 가지고 나눔의 형태도 여러 가지다. 

자신의 것을 나누는 착한가게,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가게를 넘어 ‘당신이 누리는 만족을 직접 나눌 수 있는 가게’ 일상 생활에 나눔이 녹아들도록 손 내미는 가게로 한 단계 성장한다면 골목 골목에 나눔지수도 따뜻하게 피어오를 것이다.

 

<관련 글>

 

<희망가게>
저소득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무보증 신용대출(마이크로크레딧)방식으로 창업을 지원합니다. 2004년을 시작으로 2014년 2월 현재 수도권을 비롯하여 원주, 춘천, 대전, 천안, 청주, 대구, 경산, 구미, 포항, 광주, 목포, 부산, 김해, 양산에 이르기까지 200여 곳의 사업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나눔의 선순환을 지향하는 희망가게, 창업주들이 매월 내는 상환금은 창업을 준비하는 또 다른 여성가장의 창업자금으로 쓰입니다.
 
<아름다운세상기금>
서경배(아모레퍼시픽 대표) 님를 비롯한 그 가족은 2003년 6월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인 자립을 지원하는 <아름다운세상기금>을 조성하였습니다. 이 기금은 우리 사회 가난한 어머니들과 그 자녀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길 바랬던 장원 서성환(아모레퍼시픽 창업주) 님의 마음과 고인에 대한 유가족의 존경이 담겨져 있습니다.

 

글 | 이수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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