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청말띠해를 맞아 열심히 달려보자고 창업주들과 격려메세지를 나누었다. 그렇게 몇 일이 지나지 않아 사무실에 울린 전화 한 통,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에 근심 가득한 창업주의 얼굴이 겹쳤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SNS가 ‘권리금 폭탄문제’로 뜨거워 지고 있던 참이었다. 대한민국 자영업자 약 600만명. 경제활동인구 4.5명 중 1명 꼴이다. 하늘에서 푸른 청마가 뛰어놀며 올 한해, 모두 다 잘될거라고 응원해주어도 모자를 판에, 청말은 커녕 자욱히 낀 미세먼지가 두텁게 대한민국 하늘을 덮었다.

중국발 스모그로 뿌옇게 흐려진 서울시 모습. 자영업자에게 2014년 하늘은 어떤 모습이 될까.

 

창업주께서 걱정하고 있는 문제는 바로 임차상인의 ‘권리금’이 건물주의 ‘권리금’과 다를 바가 없어 자신은 아무 대책도 없이 당하게 생겼다는 것이었다. 본인과 같은 업종을 운영한 이력이 있는 임대주는 과거 이력에 임차인을 내보내고 자신이 그 자리에서 운영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상가를 높은 가격에 내놓았다는 사람들의 소문도 들었다. 창업주는 이에 앞으로 본인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경우의 피해에 대해 생각을 하고 조사를 하셨고 끙끙 앓다 내게 전화를 하신 것이었다. 경우의 수 중 몇 개를 간추려본다면 다음과 같았다. 

첫 번째, 계약기간 끝나면 쫓겨나는게 당연한 것? 

이 창업주의 경우 현행 상가임대차보호법상 매장의 환산보증금(보증금+월세100) 4억원 이하의 영세상인이기 때문에 최대 5년까지 임대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다. 즉 5년동안은 임대주가 나가라고 해도 나가지 않겠다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계약갱신요구권이라 한다. 그렇다면 5년동안 운영한 뒤는?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두 번째, 공중분해되는 권리금 

진짜 문제는 두 번째, 권리금이다. 임대주가 건물을 팔아 넘겨 새 임대주가 내가 이 자리에서 장사를 할 것이다 또는 아는 조카가 하기로 했다며 당신에게 임대하지 않겠다라고 한다면? 창업주의 권리금은 아무 힘 없이 공중으로 증발하는 것이다.

세 번째, 피해입기전에 매장이전 

 그렇다면 5년 후를 간 졸이며 피해를 입을 바에 빨리 권리금을 받고 다른 매장으로 이전하려 할지라도, 현 임대주가 같은 업종으로 가게 자리를 임대해주지 않겠다고 할 경우는? 마찬가지, 권리금을 받을 방법은 없다.

 

실제로 요즘은 건물주들이 ‘양도하게 해주겠다’하는 말을 해 주어야만 임차인이 권리금을 받을 수 있다. 권리금 폭탄이라는 칼자루는 임대주가 쥐고 있는 것이다. 다음 임차인에게 받아야 하는 권리금은 건물주가 ‘내 건물이니 내가 쓰겠다’ 또는 ‘양도하게 할 수 없다’ 라는 말 한마디로 임차인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 또한 계속하고 싶다면 월세를 더 내라 라는 타협에 오도가도 못하고 위태위태하게 매장운영을 하고 있다.

내게 전화를 준 창업주의 임차 계약기간은 2년, 운영한지는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계약시 돈 2000만원에 가까운 권리금을 주고 들어왔다. 매장 안에 시설비 투자도 많이 했다. 가게를 이전시킬 자본금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최대한 운영하고 있는 가게에서 운영을 지속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있는 동안에도 언제 사건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상태다. 계속 운영을 지속한다면 얼마든지 꾸준한 매출과 장기 비전이 있는 매장이다. 작지만 성실히 일하고 계시고, 단골 고객도 늘어나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걱정대로 이렇게 길어야 5년 만에 권리금폭탄을 맞는다면?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참 답답한 문제다.

 

<상가 권리금 보호에 관한 특별법>

권리금은 법에 명시되어있지 않은 임차인 간의 거래관행이기 때문에 현행법상 건물주에게는 권리금을 보장할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것이 자영업시장의 쓰디쓴 스코어이다. 현재 규모만 달랐지 모두 같은 문제들로 수없이 많은 자영업자들이 빚을 떠안고 폐업을 속출하고 있다. 그뿐만인가, 계약은 통상 2년이지만 1년마다 임대료를 9%씩 따박따박 인상할 수 있는 문제 때문에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더 힘이든다. 

현재 권리금보장과 관련된 법안은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발의할 예정인 ‘상가권리금 보호에 관한 특별법’이 전부라고 한다. 임차상인이 거액의 권리금을 주고도 법적 보장을 받지 못했던 관행을 개선해 권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기회를 법으로 명문화한 것이다.

 

<희망가게>
저소득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무보증 신용대출(마이크로크레딧)방식으로 창업을 지원합니다. 2004년을 시작으로 2014년 1월 현재 수도권을 비롯하여 원주, 춘천, 대전, 천안, 청주, 대구, 경산, 구미, 포항, 광주, 목포, 부산, 김해, 양산에 이르기까지 200여 곳의 사업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나눔의 선순환을 지향하는 희망가게, 창업주들이 매월 내는 상환금은 창업을 준비하는 또 다른 여성가장의 창업자금으로 쓰입니다.
 
<아름다운세상기금>
서경배(아모레퍼시픽 대표) 님를 비롯한 그 가족은 2003년 6월 한부모 여성가장의 경제적인 자립을 지원하는 <아름다운세상기금>을 조성하였습니다. 이 기금은 우리 사회 가난한 어머니들과 그 자녀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길 바랬던 장원 서성환(아모레퍼시픽 창업주) 님의 마음과 고인에 대한 유가족의 존경이 담겨져 있습니다.